'킹달러' 여파에 배터리 웃고 정유 울고

수출 비중 절대적인 배터리 업계엔 호재...정유사 원유 구입시 부담

디지털경제입력 :2022/11/08 17:33    수정: 2022/11/08 22:08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잇단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강달러화가 이어지면서 국내 산업계의 3분기 실적이 갈렸다. 해외에서 원유를 사들이는 정유사들은 부진한 실적을 쓴 반면 배터리 업계는 원·달러 환차익에 의해 이익을 크게 실현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에쓰오일 사옥 전경

국내 정유사들은 원·달러 환차익이 크게 벌어지면서 3분기 부진한 실적을 써냈다. 에쓰오일은 3분기 매출액이 11조1천226억원, 영업이익 5천11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6.9%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9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2.5% 상승한 22조7천53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28% 늘어난 7천3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견조한 실적이지만 직전 분기와 견줘 영업이익이 69.78%(1조6천253억원) 급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13년 만에 1천300원을 돌파했다.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상승한 1천338원이다. 통상적으로 정유사들은 원유 수입시 대금 융통 목적으로 유전스(기한부 어음)를 발행해 부채가 발생한다. 부채 상환은 달러로 이뤄지는데 원유를 들어온 시점이 아니라 상환할 때 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달러화 강세 시점에서 정유사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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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수출이 절대적인 배터리 회사들은 달러화 강세로 큰 이익을 실현했다. SK온을 제외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는 모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액 7조6천482억원을 기록하며 배터리 3사 중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갈아치웠다.

배터리 기업들은 원유를 수입해 내수 위주의 사업을 영위하는 정유사와 달리 수출 비중이 절대적이다. 수출 거래시 달러화로 거래를 하기 때문에 달러화가 고평가 되면 자연스레 매출액이 늘어나는 구조다. 현재와 같이 1천300원대의 환율 상승이 배터리 기업의 호실적을 견인 원인 중에 하나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