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라이트 "세계 첫 웹툰 번역 엔진 선보일 것"

[서울청창사 기업] 한정윤 대표 "웹툰-웹소설 자체 제작 뿐 아니라 번역해 미국·일본·남미 등 7개국에 공급"

중기/스타트업입력 :2022/11/08 09:08    수정: 2022/11/10 21:23

"웹툰과 웹소설을 글로벌로 유통하고 있는데 특히 우리가 직접 제작한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2년안에 세계 처음으로 웹툰 번역 엔진도 개발해 내놓을 예정입니다. 글로벌 DNA를 가진, 글로벌 사업을 가장 빠르게 잘 시도하는 회사가 트루라이트라고 생각합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산하 서울청년창업사관학교 12기생인 한정윤 트루라이트코리아 대표는 7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장점을 이렇게 밝혔다. 트루라이트코리아는 웹툰, 웹소설, 영상물을 제작 및 번역해 글로벌로 유통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3월 법인으로 설립했다. 트루라이트(Trulite)는 '참 빛'을 의미한다. 회사 비전을 묻자 한정윤 대표는 "나와 우리 직원, 또 함께 일하는 작가들과 투자자, 도움이 필요한 세계 곳곳의 약자들이 어제보다 오늘이 더 행복한 세상이 되는데 기여하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아래는 한 대표와의 일문일답.

-어떻게 창업하게 됐나요

"2018년 초까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근무하다 대학때부터 꿈꿨던 창업을 싱가포르에서 먼저 했다. 'Trulite pte. ltd.'라는 현지 법인을 설립했는데, 외국인으로서 싱가포르에 법인을 세우니 싱가포르 정부 지원금을 받기 어려웠다. 한국 정부는 당시 해외법인을 지원하지 않아 맨 땅에 헤딩하며 사업을 시작했다.(웃음). 시드머니 10만 달러를 직접 투자해 사업을 시작했다.

싱가포르에 있으면서 소니와 워너브라더스 자회사 필름뱅크미디어(Filmbank media)와 아시아 컨설팅 계약을 했다. 또 미국 애플과도 영화 콘텐츠 전세계 유통을 위한 컨텐츠 프러바이더(Contents Provider) 계약을 맺었다. 모 웹툰 플랫폼과 현지화(로컬라이징) 계약도 체결했다. 꽤 유의미한 일들이였지만 회사를 긴 호흡에서 성장 시키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코로나로 해외 출장 길이 완전히 막히면서 한국에 귀국해 법인을 다시 만들었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나요? 주요 특징은?

"트루라이트의 비지니스 모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웹툰과 웹소설, 영상물 제작이다.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을 시작부터 웹툰과 영상으로 기획 및 제작한다. 총 4작품의 오리지널 작품을 준비중에 있다. 내년 초 메이저 플랫폼들에서 웹툰 연재를 할 예정이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 웹툰 작가들과 오리지널 IP도 개발하고 있다. 또 우수 웹소설 IP를 웹툰으로 제작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이외에 해외플랫폼의 톱 IP를 글로벌향 웹툰으로 제작하고 있다. 오는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작품을 론칭할 예정이다.

둘째, 웹툰과 웹소설을 영어, 불어, 독어, 스페인어, 일어, 아랍어, 터키어 등 7개 국어로 번역 및 편집해 해외에서 서비스하기 위한 현지화(로컬라이징) 작업을 하고 있다. 현지화를 하면서 불편하고 아날로그적인 단계들을 최소화 하기 위해 웹툰 자동번역 및 편집 플랫폼도 만들었다. 이 플랫폼으로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했다.

우리가 개발한 웹툰 자동번역 및 편집 플랫폼은 웹툰 원고를 업로드하면 텍스트와 그림으로 분리, 텍스트는 자동 번역기가 번역한 후 전문 번역가가 감수하고 감수를 완료한 원고는 자동으로 편집이 완료되는 시스템이다. 자체 번역 엔진 개발을 위해 올 8월 중기부의 대표적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지원했고 선정됐다. 2년후 웹툰 번역 엔진을 개발해 내놓을 예정인데 시장에 나오면 세계 첫 상용화 엔진이 된다.

대학때부터 창업을 꿈꿨다는 한정윤 트루라이트코리아 대표가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트루라이트가 주력하고 있는 서비스의 국내외 시장 동향은?

"먼저 국내를 보면, 콘텐츠 자동 번역 플랫폼은 콘텐츠 현지화 회사들이 제작한 플랫폼이 몇 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로 동영상에 최적화한 플랫폼이다. 웹툰 자동 번역 플랫폼은 소수고 여기에 웹툰 편집까지 되는 플랫폼은 더 적다. 웹툰은 한국이 종주국이다. 현재 해외에 웹툰 자동번역 플랫폼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지 일본에 출판만화 기반 자동 번역 플랫폼이 있을 뿐이다. 만트라(Mantra)라는 회사의 플랫폼으로 출판만화를 일본어에서 영어로 번역해주는 플랫폼이다. 세계적으로 웹툰과 만화의 자동 번역 및 편집 플랫폼은 굉장히 초기 상태다. 기술 수준 역시 시작 단계고 전문기업(플레이어)도 적다. 웹툰만을 위한 자동번역 엔진은 한국에서 출시된 사례는 아직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이런 시장 환경에서 트루라이트만의 차별점이나 강점은?

"글로벌 웹툰 전문 제작사라는 점이 차별점이라 생각한다. 글로벌 DNA를 가진, 글로벌 사업을 가장 빠르게 잘 시도하는 회사가 트루라이트다. 다른 웹툰 제작사들도 일부 현지화 사업을 하고 있지만 주로 자사 작품을 한 두가지 언어로 현지화하는 수준이다. 또 번역 회사들은 동영상 번역이나 문서 번역이 주요 비지니스다. 트루라이트는 다르다.

웹툰 제작사이면서 동시에 다수의 웹툰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맺고 웹툰을 7개국 언어로 번역해 유통해준다. 웹툰 제작사이기에 웹툰 제작 공정을 정확히 알고 있다. 최고 수준의 편집으로 여러 플랫폼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 제작 사업의 경우 내부에 전문 언어 팀이 있어 각 국의 인기 원작을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한다는 장점이 있다. 각 지역의 트렌드를 읽고, 좋은 IP를 빠르게 파악하고 확보해 웹툰 및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글로벌 DNA와 크리에이티브, 기동력을 가진 회사가 트루라이트다."

-기술이나 제품 및 서비스, 직원 경쟁력을 말해준다면

"사업을 할 수록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는 것이다. 투자사를 만날 때도, 미팅을 할 때도 우리 팀들이 가장 자랑스럽다고 말하곤 한다. 어느 분야든 10년 이상 일해야 전문가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대학때 들었다. 그래서 나 스스로도 콘텐츠 업계에서 10년이상 경험을 쌓고 사업을 시작하자고 생각했고 그렇게 했다.

우리 회사의 각 팀을 이끄는 팀장들 역시 10년 이상 베테랑이다. 기획제작팀을 이끌고 있는 이수진 이사는 드라마 '사내맞선' '마음의 소리' 등을 기획했고 영화와 드라마 분야 기획 20년차 전문가다. 해외사업팀 이보미 팀장은 다국적기업 JTI에서 부장까지 했고 독일 쾰른대학 미디어학과와 이화여대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했고 독어팀을 이끌고 있다. 이현존 디자인 팀장은 도쿄 가정대에서 조형표현학을 전공했고 출판과 사보 디자이너 전문가다. 또 이엘레나 스페인어 리드는 남미 1위 대학인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10여년간 넷플릭스 시리즈 '슬기로운 의사생활' '비밀의 숲'등을 번역 및 감수한 전문 번역가 출신이다.

남미 디자인 리드 최에스더 역시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에서 공부했고 남미 디자인팀을 이끌고 있다. 일본어팀 김세미 리드는 일본 도쿄 신주쿠문화여자대학에서 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하고 세종대학교 일문과 석사를 수료하고 루이비통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영어팀 김예지 리드는 성균관대에서 영어와 국제통상을 전공하고 한세실업 해외팀, Forever21 본사등에서 근무했다.

 불어팀 계예훈 리드는 소르본 국립대에서 서양미술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KBS파리지국 조연출 겸 작가를 지냈다. 웹툰 제작 스튜디오팀은 청강대 출신들로 이뤄져 있다. 이처럼 다양한 문화권에서 자란 언어와 예술적 감각을 가진 최고의 인재들이 훌륭한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맺고 시너지를 내며 일하고 있다."

트루라이트코리아 직원들이 지난 9월 열린 워크숍에서 친목을 다지고 있다.

-주력 서비스의 향후 마케팅 계획은?

"한국을 시작으로 북미, 남미, 일본, 유럽 등 각 대륙 및 국가의 좋은 원작과 크리에이터들을 발굴해 가장 트렌디하게 글로벌 독자들에게 작품을 소개하려 한다.  웹툰 론칭은 플랫폼들이 자사의 톱 IP를 론칭하기에 마케팅적으로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의 경우 최대한 많은 플랫폼에 노출하고, SNS를 통한 타켓 마케팅을 통해 독자들이 가장 가깝게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가 10년 넘게 일해온 영화와 드라마 업계의 네트워킹을 활용해 우리 IP를 영상으로 제작 배급하려 한다. 또 글로벌시장에서 아직 서브컬처인 웹툰 유저 뿐 아니라 영상 서비스 유저까지 독자층으로 타케팅하고 있다."

-해외 수출 계획도 있나요?

"회사 창립때부터 글로벌시장 타켓 콘텐츠 제작 및 현지화 회사로 포지셔닝 했다. 해외 플랫폼과 현지화 계약을 체결해 번역 및 편집 작업을 하고 있고, 한국 웹소설을 영어로 번역해 전세계에 유통하고 있다. 또 해외 톱 웹소설 IP 3편을 한국어 및 외국어 웹툰으로 제작중에 있다. 이 중 한 작품은 한국보다 북미에서 먼저 선보일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웹툰 스튜디오도 사무실 형태로 오픈했다. 특히 현지화 작업 뿐 아니라 현지 작가들을 발굴해 현지 시장에 맞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개발하려 한다. 연내 일본법인도 만든다. 이어 내년에는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에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각 대륙별 오피스를 거점으로 보다 빠르게 트렌드를 캐치하고 좋은 현지 크리에이터 및 플랫폼과 협업할 예정이다."

-자금 유치와 상장 계획은?

" 올해 7월 KAIST청년창업투자지주에서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어 지난달 마크앤컴퍼니와 윤민창의투자재단에서도 시드 투자를 받았다. 내년에 프리 시리즈A나 시리즈A 라운드를 할 생각이다."

-5년후나 10년후 어떤 회사가 되고 싶은가요

"트루라이트의 비전은 BTS다. BTS는 ▲Be Humble(회사가 커져도 겸손하자)▲Take care of the weak(함께 일하는 작가들의 약점(해외 진출을 위한 외국어 해결 등)과 외부 약자들을 돌보자) ▲Share the values and profits(우리가 중요시 여기는 가치와 수익을 내부 직원, 주주, 외부 약자와 함께 나누는 것)에서 앞 글자를 따온 말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말해준다면요

"앞서 말한대로, 싱가포르에서 자린고비로 사업을 하다 한국에 귀국한 후 한국 정부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처음 홀홀 단신으로 법인을 시작했을 때, 서울산업진흥원(SBA)을 통해 한남동의 서울파트너스하우스 단독 사무실을 지원받았다. 예전 서울시장 공간이여서 조경과 경관이 빼어난 곳이었고,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출퇴근 했다.

SBA에서 전담 멘토로 소개해준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의 김명호 위원님은 작년 말 만나 지금까지도 회사의 든든한 멘토 역할을 해주시고 있다. 더불어 문체부의 한국콘텐츠수출기업 인력지원사업 덕분에 콘텐츠를 번역 편집, 제작하는 직원 인건비를 반년간 지원받을 수 있어 용기내 직원을 10명 채용할 수 있었다.

올해는 중소벤처진흥공단 산하 서울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해 사업화 자금을 지원받을 뿐 아니라 사업하기 위한 A부터 Z를 배우고, 또 동기 대표들과 네트워킹하며 데모데이와 코칭을 통해 좋은 투자자들도 만났다. 덕분에 담당 코치였던 안준현 코치 소속회사인 KAIST창업투자지주에서 시드 투자도 유치했다. 투자를 유치하고 나니 팁스(TIPS) 추천을 해줬고 다행히 팁스사에 선정돼 플랫폼을 한 단계 고도화 할 수 있는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안준현 코치 소개로 마크앤컴퍼니 장혜승 파트너를 만나 마크앤컴퍼니와 윤민창의투자재단의 투자도 유치할 수 있었다. 회사 비전과 방향성을 공감해주고 응원해주며 뭐든 도와주는 두 투자사를 만나 든든하다.

투자와 팁스를 진행하고 나면 회사를 언론에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지디넷코리아와 인터뷰 자리도 주선해줬다. 한국은 스타트업 하기에 정말 좋은 많은 프로그램과 지원사업을 갖고 있고, 각 단계마다 꼭 필요한 정책들이 잘 마련돼 있다. 살아남기 치열하고 힘든 극초기단계에 정부 정책 덕분에 회사를 키워가고, 큰 부담없이 용기내 사업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한국 정부와 스타트업 정책을 만들어 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트루라이트코리아가 자체 제작 웹툰과 전세계에 유통하는 웹소설 홍보차 지난 10월 19~23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북페어에 마련한 전시 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