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포스 RTX 4090 과열 손상, ATX 3.0 전원공급장치 써도 발생

"변환 케이블 없이 직접 전원 꽂아도 손상"...국내 업체도 "예의주시"

홈&모바일입력 :2022/11/07 16:41    수정: 2022/11/07 17:10

지난 10월 하순부터 국내를 포함해 미국 등지에서 보고된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 전원부 과열 현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달 초까지 확인된 과열 사례는 모두 엔비디아가 그래픽카드 제조사에 공급한 12VHPWR 변환 케이블을 꽂은 경우 일어났다. 그러나 지난 5일 ATX 3.0 규격 전원공급장치에 12VHPWR 케이블을 직접 연결한 상태에서 과열된 사례가 미국과 홍콩 등에서 추가로 2건이 확인됐다.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에 ATX 3.0 전원공급장치로 직접 전력을 공급해도 과열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사진=페이스북 HKEPC 그룹)

이에 따라 7일 현재까지 확인된 지포스 RTX 4090 전원부 과열 사례는 미국 18건, 국내 2건, 홍콩 1건 등 총 21건으로 늘어났다. 국내에서 전원공급장치를 제조·유통하는 업체들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 과열 현상, 변환 케이블 썼을 때 주로 발생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는 400W를 넘는 전력 소모를 감당하기 위해 ATX 3.0 규격에 규정된 12VHPWR 단자를 통해 전원을 공급받는다. 그러나 현재 널리 쓰이는 기존 ATX 2.3 규격 전원공급 장치는 PCI 익스프레스용 8핀 케이블만 제공한다.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와 공급되는 12VHPWR 변환 케이블. (사진=지디넷코리아)

엔비디아는 케이블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전원공급장치에서 12VHPWR 단자를 연결할 수 있는 변환 케이블을 일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부터 이달 5일까지 발생한 지포스 RTX 4090 전원부 과열 문제는 모두 이 변환 케이블을 사용한 경우 일어났다.

전원부 과열 문제가 발생하면 변환 케이블이나 그래픽카드 전원 단자, 혹은 양쪽 모두 고열로 녹는다. (사진=레딧)

과열 문제가 발생한 그래픽카드는 케이블이나 그래픽카드, 혹은 양쪽의 전원 단자가 고온으로 녹는다. 주로 게임 실행 도중 타는 냄새나 화면 꺼짐 등 이상 작동 때문에 손상 문제를 알아챈 사람들이 많다.

■ "ATX 3.0+전용 12VHPWR 케이블에서도 과열 현상"

이고르랩, WCCF테크 등 주요 외신들은 RTX 4090 그래픽카드 전원부 과열 현상이 엔비디아가 공급한 변환 케이블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변환 케이블의 구조가 취약해서 RTX 4090 그래픽카드가 요구하는 고전류를 버티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독일 IT 매체 이고르랩이 공개한 변환 케이블 내부 구조. (사진=igor'sLAB)

그러나 5일 발생한 과열 사례 두 건으로 이 가설도 힘을 잃게 됐다. ATX 3.0 규격으로 설계된 전원공급장치와 12VHPWR 전용 케이블을 썼는데도 전원부가 과열된 사례가 홍콩에서 1건, 미국에서 1건 발생한 것이다.

홍콩에서 과열 사례를 겪은 소비자가 올린 전원 단자 사진. (사진=페이스북 HKEPC 그룹)

페이스북에서 운영되는 홍콩 PC 커뮤니티 'HKEPC'에 이 사례를 보고한 소비자는 "지난 10월 12일 인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 PC에 1300W급 전원공급장치와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를 설치한 뒤, 지난 4일 메인보드와 프로세서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전원 케이블이 녹은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 7일까지 총 21건 확인...일부 업체는 자체 테스트 시작

7일 현재까지 확인된 지포스 RTX 4090 전원부 과열 손상 사례는 미국 18건, 국내 2건, 홍콩 1건 등 총 21건으로 늘어났다. 이 중 ATX 3.0 전원공급장치와 12VHPWR 케이블을 직접 연결했는데 과열된 사례는 총 2건이다. 국내 주요 전원공급장치 유통사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아직 국내에서는 동일 사례가 일어나지 않았다.

국내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 10월 초 들여온 초기 물량은 소진되었으며 사태 추이를 주시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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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탑재 그래픽카드. (사진=씨넷닷컴)

엔비디아는 전원부 과열 현상이 처음 보고된 지난 달 하순 "현재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밝힌 뒤 2주가 지난 지금까지 대책이나 권고 등을 내놓지 않았다.

일부 업체는 전원부 과열 현상이 일어나는 조건을 파악하기 위해 자체 테스트에 들어갔다. 이 업체 관계자는 "문제가 된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와 자사가 유통중인 전원공급장치를 이용해 여러 조건에서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