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6일)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무궁화호가 탈선해 승객 3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 당시 탑승객들이 온라인에 아찔했던 상황을 직접 전했다.
이날 용산역을 출발한 익산행 무궁화호 열차는 영등포역을 진입하던 중 객차 5량과 발전차 1량 등 모두 6량이 선로를 이탈했다. 이번 사고로 탑승객 276명 중 34명이 부상을 입었고, 그 중 20명이 경상으로 분류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가 난 열차에 탑승했다고 밝힌 누리꾼 A씨는 SNS에 "처음에는 기차가 흔들리더니 점점 그 강도가 심해져서 난기류 만난 비행기처럼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구구구구' 소리 나더니 의자가 제멋대로 돌아가고, 의자에 앉아 있기 어려울 정도로 흔들려서 의자에서 튕겨 나왔다"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곧이어 '팍!'소리가 나면서 정전되고 기차가 급정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진처럼 의자가 망가질 정도로 진동이 심했고, 내리면서 본 다른 열차 안에서는 연기가 났다"며 "여러 사람의 협조 하에 무사히 하차했다. 저는 안 다쳤고, 괜찮은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심장이 좀 철렁한다"고 전했다.
사고 후 A씨는 열차에서 내려 영등포역으로 도보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급대원이 인원 파악하게 대합실로 가서 대기하라는데 영등포역 어디에 대합실 있는지 모르겠고, 물어볼 사람도 없고, 사람들이 직원들한테 따지고 있고 당장 대책방안 없이 대기 중"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사고가 8시50분쯤 났는데, 11시가 넘어서야 무궁화호 기차 타고 돌아간다"며 "교통비에 대한 보상 방안은 서류로 전달받았는데, 병원비에 대한 보상은 구두 외에는 전달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누리꾼 B씨는 "죽다 살았다. 용산역에서 무궁화호 8시45분 열차를 입석으로 탔는데 탈선돼서 영등포역까지 걸어왔다"며 "객차는 요동치고 연기와 타는 냄새까지…. 순간적으로 그동안 사건·사고들 떠올라서 비상문 여는 법부터 읽었다"고 했다.
C씨는 "재난영화에서 보던 열차 탈선을 실제로 겪으니까 아직도 두근거려서 잠이 안 온다"며 "당시 119나 경찰이 수습하느라 바빠서 아무도 어떻게 하라고 안내를 안 해줬다. 기차 환불도 못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D씨는 "용산에서 무궁화호를 탔는데 열차가 탈선돼서 죽는 줄 알았다. 열차는 난리 난 상황"이라며 "탈출은 했는데 여기 공기가 안 좋아서 눈이 너무 따갑다. 집에 무사히 오긴 했지만, 허리가 나갈 정도로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철도공사는 7일 오후 4시까지 정상운행을 목표로 복구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총 90회의 열차운행 조정을 추가 실시한다.
사고 복구 시까지 용산역, 영등포역에 있는 모든 KTX 및 일반열차는 정차하지 않으며, 전동열차도 운행구간이 단축되거나 중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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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