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에서 매몰사고로 고립됐다 극적으로 구조된 두 광부는 사고 당시 작업 장소 인근에 있던 원형 공간에서 비닐로 천막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9일, 221시간을 견뎌냈다.
작업 당시 갖고 들어간 물 10리터가량과 커피믹스, 지하수 등으로 연명하며 서로의 어깨를 기대 온기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윤영돈 경북 봉화소방서장은 5일 사고 현장에서 연 언론 브리핑에서 "4일 오후 11시3분쯤 작업반장 박모씨(62)와 작업보호자 박모씨(56) 두 분의 구조를 완료했다"며 "구조 장소는 사고 발생한 장소 부근"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이들은 제1 수직갱도 3편(지하 190m) 수평 거리 70m 지점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제2 수직갱도를 구조 통로로 결정한 구조당국은 매몰 사고 당시 작업 장소로부터 약 30m 떨어진 원형의 공간에서 이들을 발견했다.
해당 장소는 사방에서 갱도들이 모이는 인터체인지 형태의 구조였고, 일대 공간 규모는 100㎡ 정도였다고 구조 당국은 밝혔다.
직접 구조에 나선 방장석 중앙119구조본부 충청강원 특수구조대 구조팀장은 "두 분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다"며 "극한의 상황에서 숙련된 경험과 매뉴얼대로 침착하게 대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27년 베테랑 작업반장 박모씨의 침착한 '임기응변'이 고립된지 9일, 221시간 만에 생환의 기적을 실현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직접 구조에 나선 방장석 팀장은 "9일이라는 짧은 시간이 아닌 급박한 상황에서 생존 여부는 모르는거니깐 한시라도 빨리 구출해야 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구조 당시 고립자들이 비닐을 치고 불을 지피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도 못했다. (구조활동을 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통상 갱도 내에서는 질식의 우려 등으로 불을 지피는 등의 행위는 하지 않지만, 구조당국은 숙련공인 작업반장 박씨가 긴박한 생사의 기로에서 기지를 발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로의 어깨를 기대 온기를 유지한 것도 생환의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경북 봉화군 소천면 서천리의 아연광산 지하에서 광부 7명이 갱도 레일작업을 하던 중 제1수직갱도 하부 46m 지점에서 갑자기 밀려든 토사가 갱도 아래로 쏟아지면서 광부 2명이 고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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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광산업체인 성안엠앤피코리아 측은 사고 발생 14시간이 지난 후에 구조 신고를 한 점 등 초동 대처 미흡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사과드린다. '조사를 받아라'고 하면 받겠다"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