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망하는 게 정상이다. 100곳 중 살아남는 회사는 10곳. 성공은 곧 기적이다. 10년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창업자와 투자자 등 이해 관계자들이 두려움을 없애고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 흐름이 지속하려면, 실패비용을 줄여야 한다.”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 스파크랩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한주 공동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2012년 출범한 스파크랩은 그간 발란, 원티드랩, 스파크플러스 등 스타트업 270곳에 투자해왔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1조3천억원, 기업가치는 약 7조원에 달한다.
스파크랩 공동 대표는 총 4명. 버나드 문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 시장을 활성화하면 좋겠다는 가벼운 생각이 스파크랩 출발점”이라고 했다. 김유진 대표는 “변화를 일으키고자 시작했던 일”이라고, 김호민 대표는 “처음엔 왜 한국을 타깃으로 하는지 질문받기도 했다”면서 “이젠 다른 나라에서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각각 소회를 밝혔다.
스파크랩에서 지원받은 약 11개 스타트업이 현재 미국과 영국, 일본, 중동,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이를 발판 삼아 스파크랩은 한국 외 대만, 호주, 파키스탄으로 영역을 넓혀 현지 스타트업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이한주 대표는 “10년 동안 한국 스타트업 성장 사례를 통해, 타국에서도 용기를 얻고 있다”고 했다.
스파크랩은 정책 뒷받침과 혁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한주 대표는 “한국엔 팁스(TIPS) 등 훌륭한 프로그램이 많다”며 “이스라엘을 벤치마킹했는데, 이를 뛰어넘을 만큼 정책들이 세련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만 “이런 제도가 견고히 유지하려면,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조직 논리에 따른 주먹구구식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민 대표는 “한국은 하드웨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 그리고 발전 속도가 더디다”면서 “왜 소프트웨어 개발, 판매하는 기업간거래(B2B) 클라우드 기업이 등장하지 않을까 골몰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인공지능(AI)도, 빅데이터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창업을 망설이는 초기 창업가를 위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C 플랫폼을 선보여 프로그램 운영, 포트폴리오 관리를 체계화하는 게 스파크랩의 향후 10년 과제다. 스파크랩은 현재 데이터 관리 도구를 내재한 ‘AC 앱’과 ‘스파크랩 큐(Q)’, 그리고 ‘스파크랩 아이(I)’ 세 플랫폼을 토대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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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 앱은 파트너와 멘토 등 프로그램 운영 관계자와 참여 기업 간 네트워킹, 교육 세션 공지 등을, 스파크랩 Q는 창업자에게 필요한 정관이나 스톡옵션, 주주간계약서 등 정보를 제공한다. 스파크랩 아이는 투자자들의 펀드 현황과 포트폴리오사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김호민 대표는 “업계 내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잡기 위한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창업자에겐 기술을 활용한 외형 확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정체되고 있지 않는지를 끊임없이 자문한다”며 “다음 목표는 AI 기술을 활용한 자체 통합 플랫폼 개발로, AC와 벤처캐피털 등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