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애플·구글, 스마트홈 표준 '매터' 생태계 확장 가속화"

[인터뷰] 스테판 베르그렌 유블럭스 수석 "수억개 가전 하나로 연결"

홈&모바일입력 :2022/11/03 11:04    수정: 2022/11/04 09:40

스마트홈이 대중에게 소개된 지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가 드물다. 스마트홈을 사용하려면 IoT(사물인터넷) 플랫폼과 연결돼야 하는데, 가전과 디바이스 제품들이 각각 개별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스마트홈 보급에 걸림돌이 돼 왔다.

일례로 삼성전자 가전으로 IoT 기능을 사용하려면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LG전자 가전을 사용할 때는 '씽큐' 플랫폼을 사용해야 한다. 가정에서 한가지 제조사의 가전제품만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가전제품 별로 각각 다른 IoT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은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앞으로 IoT 표준 '매터(Matter)'를 사용하면 스마트홈 연결이 간소해질 전망이다. 매터는 삼성전자, LG전자, 구글, 아마존, 애플, 샤오미 등 글로벌 500여개 기업이 커넥티비티스탠더드얼라이언스(CSA)에 참여해 만든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 IoT 통신 표준이다.

스테판 베르그렌 유블럭스 근거리 무선통신 제품 마케팅 수석(사진=유블럭스)

통신 모듈 기업 유블럭스는 매터 표준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가전과 각종 디바이스 제품에는 매터를 지원하는 통신 모듈이 탑재돼야 하는데, 이를 유블럭스가 공급한다.

스테판 베르그렌 유블럭스 근거리 무선통신 제품 마케팅 수석은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스마트홈 시장은 상호 운용성 부족과 여러가지 설치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매터 기술이 이를 보완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터의 목표는 소비자의 선택권과 호환성을 높임과 동시에 제조업체가 차별화와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개발을 단순화하는 것"이라며 "단순성, 상호운용성, 신뢰성, 보안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터' 삼성·LG·애플·구글 지원으로 생태계 확장 가속화 

베르그렌 수석은 "주요 스마트홈 업체들은 CSA에서 매터 표준을 설정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이전에도 업계에 여러 비슷한 시도가 있었지만 매터는 기존과 달리 애플, 아마존, 구글 등을 비롯해 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 가구기업 '이케아', 칩 제조기업 'NXP' 등의 든든한 지원을 받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ABI 연구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2년 말까지 55억개 이상의 매터 호환 스마트홈 기기가 출시되고, 5년 이내에 전세계 주요 스마트홈 기기 중 절반 이상이 매터를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지난 7월 CSA 의장사로 선정돼 매터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있다. 지난 10월 초 매터 1.0 버전이 공개된 이후 삼성전자, LG전자, 애플은 매터 지원 인증을 획득했다. 앞서 지난 9월 IFA에서 삼성전자는 내년에 TV와 주요 생활 가전에 '매터' 표준을 지원하는 스마트싱스 허브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베르그렌 수석은 "매터가 본격화되면 모든 공급업체의 기기가 단일 스마트 홈 생태계에서 연동될 수 있게 된다"라며 "매터를 사용하면 아마존 '에코 스피커'가 구글홈 앱으로 구글 네스트 장치와 GE 스마트 전구를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플랫폼으로 LG전자 가전과 타사 제품을 연동시키고 제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매터 표준을 사용하면 아마존 에코 스피커에서 다른 제조사의 스마트홈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다.(사진=유블럭스)

유블럭스, 매터 통신 모듈로 가전제품 개발 리드타임 단축 

유블럭스는 Wi-Fi, 블루투스, 스레드를 조합한 매터 모듈을 제공하고 있다. 제품군은 모듈상에서 매터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실행하는 '블루투스 LE·스레드 모듈', 'Wi-Fi·블루투스 LE 모듈'부터 i.MX8 호스트용 모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유블럭스는 독립 실행 방식의 호스트 기반 모듈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베르그렌 수석은 "신제품 MAYA-W2는 Wi-Fi, 블루투스, 스레드(IEEE 802.15.4)를 지원하고, 저전력 스레드 매터 장치와 Wi-Fi 매터 장치를 연결하는 매터 네트워크에서 보더 라우터(Boarder Router)의 역할을 잘 수행한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Wi-Fi 스마트 플러그를 켜거나 끄는 저전력 스레드 스위치 또는 리모컨이나 스레드 전구 등을 제어하는 'Wi-Fi 패널'이 대표적이다. 구글 홈 앱과 같은 스마트폰의 매터 컨트롤러 앱은 스레드 네트워크의 모든 매터 장치를 빠르게 인식할 수 있고, 매터 보더 라우터를 통해 제공된다.

그는 "MAYA-W2는 앞서 설명한 게이트웨이·보더 라우터 외에도 더 높은 데이터 처리량이 필요한 Wi-Fi 장치, 디스플레이, 스마트 스피커, 비디오 인터폰 등에도 사용될 수 있다"라며 "유블럭스는 스레드 기반 저전력 매터(NORA-B1 및 NINA-B3)와 Wi-Fi 장치 기반 매터(NINA-W1, NORA-W1)를 다양한 분야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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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모듈보다 칩셋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는 질문에 그는 "무선 기술과 라디오 주파수 증가로 제품 출시가 더욱 복잡해지면서 기업들은 검증된 모듈을 사용해 리드타임을 단축하고, 프로젝트 리스크를 줄이는 것을 선호한다"라며 "처음부터 완전한 RF 설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긴 과정이 소요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베르그렌 수석은 "모듈은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기술 지원 구조도 덜 복잡하다"라며 "효과적인 비용으로 시장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서 이점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