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의 물결이 세계로 퍼져나가는 가운데, 국내 ICT 강소기업들 역시 메타버스와 가상현실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게임, 애니메이션, 콘텐트 등에 강점을 지닌 국내 기업들의 역량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기술력, 높은 수준의 국내 시장 환경에서 검증된 제품 및 서비스 역량 등이 강점이다. 여기에 글로벌 한류 열풍에 따른 주목 효과와 산업 지원 기관의 노력이 더해져 세계 시장으로의 도약에 힘을 더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정보통신기술 디지털 통합 전시관(ICTWOW) 등 시장 개척을 돕기 위한 온·오프라인 통합 지원 인프라가 자리를 잡으면서 이들 기업의 해외 사업도 날개를 달았다.
더불어 최근 부산에서 열린 K-메타버스 엑스포 부산에서도 국내 강소 ICT 기업이 해외 수요 기업의 주목을 받았다.
■ 크리스피, "문화와 기술이 결합한 ‘공간’을 창조하다"
크리스피(대표 손대균)는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출발, 디지털 기술과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2012년 창립, 놀이공원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롤러코스터 보이 노리‘를 선보였다. 놀이공원과 롤러코스터라는 친근하면서도 독특한 소재로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어 이같은 IP를 바탕으로 디지털 키즈카페 등 기술과 감성을 더한 가족 공간을 운영한다.
이 같은 공간을 키즈카페나 놀이 시설 등에 쉽게 설치할 수 있는 디지털 놀이 공간 ‘노리큐브‘도 주목할 만하다. 4x4m 공간의 사방 벽에 영상을 투사해 마치 메타버스나 가상현실처럼 다른 세상에 들어가 있는 듯한 경험을 준다. 벽에 센서가 설치돼 있어 터치 방식으로 콘텐츠를 보거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각급 학교와 어린이집 등에 추진 중인 그린 스마트 교실이나 건설사 모델 하우스, 백화점이나 극장 등과의 협업도 가능하다. 부산 미래교육원 등에 이미 메타버스 교육 콘텐츠를 공급하기도 했다.
향후 노리큐브를 외부의 메타버스와 연결하고, 교육과 학습 등에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SDK를 공개, 외부 제작사들이 자유롭게 관련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손대균 대표는 "이를 통해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고, 메타버스 개발 기반과 실제 물리적 공간을 함께 가진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피는 디지털 방탈출 게임, 명화 체험 등의 노리큐브 콘텐츠를 구축해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독일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등에 디지털 키즈 카페 등 크리스피의 디지털 놀이 공간이 설치돼 있으며, 노리 큐브도 프랑크푸르트에 오픈 준비 중이다. 최근 부산에서 열린 K-메타버스 엑스포와 함께 진행된 ICTWOW 온라인 수출상담회에서 만난 베트남 기업과도 상담이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노리큐브의 베트남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손대균 크리스피 대표는 “전자공학과 영화를 공부한 이력 때문인지 기술과 콘텐츠를 융합한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라며 “콘텐츠와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공간을 통해 메타버스와 확장현실 분야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이더스, "가상현실 몰입감 더하는 3차원 무선 컨트롤러"
아이더스(대표 이병찬)는 3차원(D) 무선 마우스와 게임 컨트롤러 등을 생산, 가상현실(VR)과 메타버스 환경을 위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2017년 창업, 총쏘기게임(FPS)에 적합한 VR 게임 컨트롤러 '아이더스건(AIDUSGUN)'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카메라 같은 외부 장치 없이 모션 센서만으로 게임 플레이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후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지원 사업으로 반동력과 음향 등을 구현해 보다 생동감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고, PC 게임과도 연동되는 개선된 제품을 내놓았다. 관련 게임 개발을 위한 SDK와 모션센서 기술을 활용한 사격분석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지원 및 개발 능력도 갖췄다.
이 같은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더스는 조이스틱 모양의 3D 무선 마우스 '넥스틱(NEXTICK)'을 선보였다. 모션센서 기술을 적용해 일반적인 마우스 기능뿐 아니라 정교한 게임 컨트롤러로도 쓸 수 있다.
이 제품은 엄지 손가락 위치에 있는 스크롤 키를 이용해 편리하게 웹서핑을 하고, 멀티미디어를 제어할 수 있다. 또 프레젠터로 사용할 때에는 기존 제품으로는 불가능한 영상 플레이백과 각종 버튼 조작 등 섬세한 기능이 가능하다. 매크로 키보드를 설정할 수 있어 반복 서류 작업을 간편화하거나 게임할 때 단축키로 쓸 수도 있다.
이병찬 대표는 "넥스틱의 주요 수요처는 우선 게임이 될 것"이라며 "국내외 주요 게임 기업과 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햇다. LED바나 카메라 등의 외부 장치 없이 어떤 모니터에서나 마치 아케이드 게임을 즐기듯 조준과 사격이 가능해 몰입감 있는 총쏘기 게임을 경험할 수 있다. IoT 기능을 활용한 진동 제어 기능도 재미를 더한다. 2021년 미국 킥스타터와 일본 마쿠아케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해 목표 금액 이상을 펀딩 받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병찬 대표는 "넥스틱 게임 SDK를 적용하면 모니터 종류와 관계없이 PC와 VR 게임을 무선으로 아케이드 게임과 같이 즐길 수 있다"라며 "넥스틱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 콘텐츠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라고 말했다.
ICTWOW 온라인 수출상담회에서도 넥스틱스는 해외 기업들의 관심을 모으며, VR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하는 캐나다 게임 개발사 블라이미와 남미 시장에서 주로 활동하는 미국 디지털 미디어기업 7A미디어 등과 현재 수출 논의가 진행 중이다.
■ 렛시, "웹 환경에서 손쉽게 AR 콘텐츠제작"
렛시(대표 안상철)는 웹 브라우저에서 바로 증강현실(AR) 콘텐츠를 구현하는 개발 기술을 제공한다. 렛시의 개발자용 도구인 'WebAR SDK'와 AR 콘텐츠 저작도구인 '렛시 크리에이터' 등을 활용하면 일반적인 브라우저 환경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AR 콘텐츠를 쉽고 편리하게 제작할 수 있다.
보통 AR 콘텐츠는 앱을 통해 이용한다. 사용자는 AR을 체험하기 위해 반드시 앱을 다운로드해 설치해야 하는 불편이 있어 AR 확산의 장애물이 되어 왔다. 개발사 역시 앱 제작 및 배포 비용 등의 문제로 AR 서비스 개발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반면 렛시의 WebAR SDK를 쓰면 앱 다운로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의 웹 브라우저로 바로 실행할 수 있다. 스마트폰 운용체계의 제약도 받지 않는다. 개발사 역시 전문 AR 인력이 없더라도 기존 웹 인력의 힘으로 관련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사용자와 개발사 양 측면에서 AR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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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시는 한발 더 나아가 최근 마우스 클릭과 '드래그 앤 드랍'만으로도 증강현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AR 저작도구 렛시 크리에이터를 선보였다. 특별한 개발 지식 없이 AR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 또 제작한 AR 콘텐츠를 웹서버를 통해 즉시 배포할 수 있고, 업데이트와 수정도 간단하다. 스마트폰을 QR 코드에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매장에서 제품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거나 교육 현장에서 학습 정보를 얻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안상철 대표는 "국내 최초로 WebAR SDK를 상용화해 국내외 기업에 웹 기반 AR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신규 출시되는 렛시 크리에이터를 통해 웹 증강현실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