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 7개월째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5개월 연속 적자를 낸 뒤로 25년 만에 가장 긴 적자다. 수출마저 줄었다. 에너지 가격이 뛰어 수입은 10% 가까운 증가율을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1년 전보다 5.7% 줄어든 524억8천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입액은 9.9% 늘어난 591억8천만 달러다.
무역수지는 67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4월부터 7개월째 적자를 이어갔다. 1997년 1∼5월 이후 25년 만에 6개월 이상 연속 적자를 냈다.
수출도 꺾였다. 증가율은 6월(5.4%)부터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7월 9.4%, 8월 6.6%, 9월에도 2.8% 늘어나는 데 그쳤다.
품목별로 보면 우리나라 수출의 5분의 1을 책임지는 반도체 수출액이 17.4% 줄었다. 석유화학은 25.5% 감소했다. 세계 경기가 가라앉아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와 석유화학, 무선 통신 수출이 쪼그라졌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자동차와 이차전지 수출액은 역대 10월 기록 중 1위 실적을 달성했다. 자동차 수출이 28.5% 급증했고, 이차전지(16.7%)와 석유제품(7.6%)도 10% 안팎으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간재 수요가 위축된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중국 수출이 15.7%, 아세안 수출은 5.8% 줄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6.6% 늘었고, 유럽연합(EU)도 10.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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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액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이 1년 전보다 46억 달러 늘어난 155억3천만 달러로 전체 수입액을 끌어올렸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세계적으로 물가가 올라 수출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무역보험·물류비를 지원하고 규제를 풀어 수출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에너지 수요가 많은 동절기 공공 부문이 앞장서 절약하겠다”며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산업·경제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