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강제한 구글, 궁지 몰렸다

인도 경쟁당국 제재에 한국 정부 제재 힘실려...법적 소송도 영향 미칠듯

방송/통신입력 :2022/10/28 17:59    수정: 2022/10/29 17:54

인앱결제법 위반으로 구글을 대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실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법원에 손해배상 관련 소송이 제기됐다. 행정부와 사법부의 칼날이 동시에 구글을 향하면서 전방위적 압박 강도가 세졌다.

방통위의 사실조사는 시정조치와 과징금 등 행정적인 제재를 위해 진행되는 절차다.

구글은 3자결제를 제공했기 때문에 자사 결제수단 이용만 강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특정 수수료율을 책정한 3자결제만 제공한 것은 이용자 선택권 확대라는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 정부와 국회의 시각이다.

카카오의 외부결제 도입을 문제로 앱 업데이트를 제한한 점은 전기통신사업법의 명백한 금지행위에 해당해 이에 따른 제재를 피하기 어렵다.

위법 판단을 내린 방통위와 법을 어기지 않았다는 구글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해외에서 관련 제재가 내려지며 구글이 수세에 몰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인도의 반독점 조사기관 인도경쟁위원회가 구글이 인앱결제 방식을 두고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약 1천6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인도는 구글이 진출하지 못한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인 인구를 갖춘 나라다. 구글이 선뜻 인도 경쟁당국의 제재 판단을 거부하기 쉽지 않다.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마련한 한국에 앞서 인도 정부가 기존 경쟁법으로 제재를 내리면서 방통위의 향후 제재에 힘이 실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대한출판문화협회는 구글의 인앱결제 방식이 부당하다면서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청구,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 단체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행위를 신고했으나 철회한 뒤 구글을 상대로 직접 소송에 나서게 됐다.

방통위의 제재가 결정되면 이는 이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사례처럼 외부결제를 제한해 내부결제를 강제하는 행위를 두고 행정부의 위법 판단이 내려지면 사법부에서도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판단할 때 이를 참고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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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인도경쟁위원회의 제재에 이어 방통위, 국내 법원의 판단은 해외 각국의 입법부가 참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본사가 있는 미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앱마켓과 같은 독점적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규제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앱결제 규제가 인도에서 먼저 이뤄진 것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한국을 비롯해 다른 여러나라에서 크게 참고하고 차용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