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필수' iOS, NFT 불모지 되나

"30% 수수료 내면 사업성 큰 타격"…웹3 시장 전반에 영향 줄 듯

컴퓨팅입력 :2022/10/28 16:17

애플이 대체불가토큰(NFT) 거래를 지원하는 iOS 앱에 대해 인앱결제 우회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업계 우려가 커졌다. 평균 수수료보다 훨씬 고가인 앱스토어 수수료를 내게 되면 사실상 iOS 이용자 대상으로는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서다.

iOS 인앱 결제 수수료율은 30%다. NFT 마켓의 평균 수수료로 거론되는 2~3%보다 훨씬 높다. 더구나 대부분 iOS를 포함한 모바일 환경에서 웹 결제를 지원해왔다. iOS 앱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인앱결제를 필수로 채택, 비싼 수수료를 지불해야 할 전망이다.

애플의 이런 방침에 국내 주요 NFT 마켓들의 낯빛은 어두워졌다. iOS 사용자에게는 모바일 네이티브 앱 기반으로 매끄러운 사용성을 제공하기 힘들어진 탓이다.

NFT를 활용하는 웹3 시장 전반에도 찬물이 끼얹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웹2 시장 주요 플레이어들이 웹3 시장에 진입하려는 찰나에 인앱결제 수수료라는 장벽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이폰14 프로 렌더링(사진=존프로서-이안젤보)

■인앱결제 의무화에 NFT 업계 한숨…수수료 부과 방식 두고도 혼란

지난 24일 애플은 iOS 앱스토어 리뷰 가이드라인에 NFT 발행, 등록, 거래 등을 지원하는 앱이 인앱결제 외 다른 구매 방식을 유도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을 업데이트했다.

국내 NFT 마켓 관계자는 "현재 마켓플레이스가 모바일 웹으로 연동돼 있지만, 앱 내에서 NFT를 구매하는 기능을 준비하던 상황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된다"며 "가장 NFT가 많이 거래되는 마켓인 오픈씨 수수료가 2~3%인데, 인앱결제를 지원하면서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게 된다면 사업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른 마켓 관계자는 "그 동안 모바일에서 서비스를 웹으로 제공해온 것도 앱스토어 사업자들의 규제 정책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가상자산 업계가 NFT 마켓을 모바일 앱으로 서비스하려던 찰나에 이번 규정이 등장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모바일 앱을 개발한다면 결제 기능 없이, NFT에 대해 단순히 정보만 제공하는 식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애플이 업데이트한 가이드라인에는 NFT 관련 앱에 대해 어떤 식으로 인앱결제 수수료를 걷을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업계는 수수료 지급 수단과 더불어 모바일 앱 상의 NFT 결제를 모두 인앱결제로 간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NFT 마켓 관계자는 "가령 가상자산 지갑 '메타마스크'를 사용해 결제할 경우, 그 과정을 따져보면 해당 지갑이 연결돼 있는 모바일 웹을 통해 결제가 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줄어든 NFT 시장 신규 유입 더 줄어들 듯

iOS만의 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도 NFT 업계 우려가 크다. 모바일 앱스토어를 iOS와 양분하는 안드로이드의 경우 NFT 거래 수수료를 매기지 않고 있고, 관련해 구체적인 규정도 두고 있진 않다. 그러나 구글이 안드로이드 앱에 대해 애플과 유사하게 인앱결제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NFT 앱에 대해서도 향후 비슷한 규정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현재 모바일 앱들의 상황을 보면 인앱결제 수수료는 이용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따라서 NFT에 대한 가격 장벽이 높아지게 돼 NFT를 구매하려는 신규 이용자 유입이 줄고, 시장이 축소됨에 따라 기업들의 웹3 시장 진출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메타가 최근 자체 SNS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NFT를 선보이는 기능을 출시하는 등 NFT 산업에 대한 관심을 보였지만, iOS 앱에서 마켓을 운영할 경우 인앱결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주요 NFT 마켓들의 거래량이 지난 1월 170억 달러에서 9월 4억6천600만 달러로 97% 가까이 폭락했다. 악재가 추가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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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고가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공식적으로 iOS 생태계에 NFT가 편입된 것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NFT 마켓 관계자는 "수수료가 매우 높은 것은 맞지만 iOS는 많은 사용자가 쓰는 거대 플랫폼"이라며 "결제 지배권은 비록 애플이 가져가지만, 공식적인 정책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NFT 업계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