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제약없이 일하는 '구글코리아' 새 오피스 가보니

넓은 책상 간 거리, 곳곳의 점자표시로 장애 직원도 자유롭게 근무 가능

인터넷입력 :2022/10/27 17:53    수정: 2022/10/28 10:21

구글코리아가 세심한 인테리어로 누구나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사무공간을 새롭게 꾸며 눈길을 끌었다.  

구글코리아는 장애인, 비장애인을 포함한 누구나 심리적·공간적 제약없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새로운 사무공간을 27일 공개했다. 서울시 강남구 강남파이낸스센터 28층에 새롭게 문을 연 사무실은 시각 장애인 직원을 위한 사무실 곳곳 점자 표시, 휠체어 탄 직원을 위해 책상 간 거리를 1.8m로 널찍하게 둔 것이 특징이다. 회사는 건물 20층~24층을 쓰고 있는데, 28층을 유니버셜 디자인을 적용해 새롭게 꾸민 것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연령, 성별, 국적, 장애의 유무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편안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 원칙이다. 회사는 “모두에게 접근성을 확대한 공간을 통해 구글만의 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성의 문화(Diversity, Equity & Inclusion, DEI)와 그 실천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구글코리아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오피스 사무실 입구

스위치·사무용품 낮은 공간에...회의실명도 점자 표시

기자는 이날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공간 곳곳을 둘러봤다. 우선, 회의실에는 문턱이 없었다. 휠체어 탄 직원이 어디든 편리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회의실 안 스위치의 위치, 사무실 주요 물품을 비치해두는 공간 모두 낮은 높이에 두고 있었다. 회의실 이름, 각 책상마다 적힌 이름도 점자로 표기해 시각장애인도 어떤 회의실이고 누구의 좌석인지 알 수 있도록 했다.

구글코리아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오피스 높이를 고려한 휴게 공간 가구
구글코리아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오피스 높낮이 조절 책상

또한 구글코리아는 건물 화장실을 제외하고도 사무실 안에 자체 장애인 화장실을 별도 구축했다. 장애인 화장실 역시 휠체어를 탄 직원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널널한 공간을 확보해 설계됐다. 사무실의 모든 기둥, 책상 등 기구는 모서리가 둥글게 디자인됐다. 누군가 갑자기 부딪혀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다만 회사는 구글코리아, 구글클라우드 총 직원 600여 명 중 장애 직원이 몇 명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장애를 밝혀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없어 통계로 알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또 사무실 구축 비용, 설계 비용도 밝히지 않았다.

소모임·리소스그룹·멘토링 통해 장애 직원 세밀 지원

구글코리아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오피스 곡선으로 처리된 벽면

회사는 그간 “‘접근성’의 개념을 알리고 ‘장애 포용성’을 확대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왔다”며 “기업 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접근성 및 장애 포용성을 위한 소규모 그룹, 사내 직원 리소스그룹(Employee Resource Group, ERG), ‘GATE(Google Accessibility To Everyone)’를 조직해 장애를 가진 직원들도 공간적, 심리적 제약을 느끼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활발한 논의를 거치고 이를 실행에 옮겨왔다”고 부연했다.

일례로 회사는 직원 채용 과정에 있어서도 장애가 문제가 되지 않고 채용 심사를 위한 보조 도구들을 지원하고 입사 후에도 구글 안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멘토링을 지원하는 ‘gReach’ 프로그램을 갖췄다.

구글코리아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오피스

구글 민혜경 인사 총괄은 “구글은 직원들을 위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모두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포용적인 환경의 일터에서 더욱 성장하길 바란다”며 “일터에서 장애의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직원이 각자의 잠재력을 기반으로 더욱 인정과 주목을 받고 구글의 직원임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에 새롭게 준비된 사무실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27일 강남파이낸스센터 28층에서 구글코리아가 새로운 사무실을 공개했다. 왼쪽부터 접근성·장애 포용성을 위한 소규모 그룹 이은아 리더, 서인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민혜경 인사 총괄, 유튜버 위라클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구글코리아 서인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다른 회사는 필기, 실기, 면접등 전형마다 어려움을 겪었다. 시각 장애가 있어 종이 프린터 말고 점자를 요구해야 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원서 낼 때 요구 사항을 담은 문서를 낼 수 있게 된다. 면접 과정에서도 어시스턴트가 필요하면 요청하라는 멘트가 꼭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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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 접근성·장애 포용성을 위한 소규모 그룹 이은아 리더는 “이 사무실 구축에도 많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며 “아무런 부담 없이 손 내밀 수 있는 직원이 되기 위해 소모임 리더로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위라클’을 운영하는 박위는 “오전에 사무실을 돌아봤는데, 휠체어 이동할 수 있는 동선에 불편함이 없었다”며 “책상 높이도 자동 높낮이 조절 가능해 가능하고 모든 책상이 전동 설치돼있었다. 장애인 화장실도 만들어 놓았다. 합격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유튜버 위라클이 27일 구글코리아 새 오피스에서 휠체어를 타고 손을 씻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