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800MHz 폭 대응 5G장비 내년 출시

세계 각국 주파수 추가할당 앞두고 5G 장비 하나로 광대역 주파수 지원

방송/통신입력 :2022/10/27 16:55

<방콕(태국)=박수형 기자> 화웨이가 3.4GHz 대역부터 4.2GHz 대역까지 총 800MHz 폭을 장비 하나로 지원하는 AAU를 내년에 출시한다. 기존 400MHz 폭을 대응할 수 있는 장비와 비교해 주파수 대역폭을 두배로 강화한 솔루션을 이미 개발했다는 점이 이목을 끈다.

양 차오빈 화웨이 무선솔루션&ICT제품·솔루션부문 사장은 26일 태국 방콕 퀸 시리킷 내셔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모바일브로드밴드포럼(MBBF)에서 각국의 기자들과 만나 800MHz 폭을 지원하는 울트라와이드밴드 메타AAU를 내년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울트라와이드밴드 메타AAU는 화웨이가 MBBF에서 전시한 일체형 기지국 장비로 헤르츠(Hertz) 안테나, 신규 마이크로웨이브 장비 등과 함께 가장 눈길을 끈 솔루션이다.

양 차오빈 사장은 “그동안 여러 나라에서 할당하는 대다수의 5G 주파수 대역은 3.4~3.8GHz 대역에 집중돼 있었다”며 “화웨이는 이 대역의 주파수를 지원하기 위해 400MHz 폭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5G 주파수 대역을 단 하나의 장비로 지원하는 800MHz 폭의 대응 장비를 내년부터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차오빈 화웨이 사장

400MHz 폭을 지원하는 기존 솔루션은 3세대 메타AAU로,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 선보인 TDD 매시브 MINO 제품군 중 하나다.

즉, 출력 400와트(W), 64TRx 등의 기존 사양은 유지하면서 주파수 대역폭을 늘려 세계 최초로 800MHz 대응 장비 출하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다.

양 차오빈 사장은 또 “몇몇 국가에서는 향후 3.8~4.2GHz 대역의 주파수를 할당할 수 있고, 한국에서 (할당이 검토되고 있는) 3.7~4.0GHz 대역도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 5G장비 기술력 차이에 망 투자비용 편차↑

SK텔레콤이 추가 할당을 요구한 3.7GHz 대역을 포함해 6GHz 이하 대역의 5G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연구반 등을 통해 검토하는 대역이 모두 화웨이의 신규 솔루션으로 대응할 수 있는 주파수 범위에 해당한다.

현재 국제정세를 고려할 때 화웨이의 신규 장비를 국내 통신사가 도입하기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추가 주파수를 확보해 5G 품질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통신업계의 고민을 고려하면 상당한 고민이 예상된다.

이를테면 300MHz 폭 또는 400MHz 폭을 지원하는 기존 5G 무선국 장비를 갖춘 통신사가 기존에 운용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과 멀리 떨어진 주파수를 할당받을 경우, 주파수 묶음기술(CA)을 활용하더라도 새 주파수에 별도의 무선국 장비 구축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반대로 해외에서 화웨이의 이 장비로 네트워크를 구축한 회사는 광범위한 대역의 주파수를 하나의 장비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같은 비용의 네트워크 투자를 단행할 경우 5G 품질을 대폭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양 차오빈 사장은 “새로운 모바일 기술이 나올 때마다 통신사업자들은 새로운 주파수 대역을 받아 통신장비를 계속해 추가할 수밖에 없었다”며 “울트라와이드밴드 장비를 개발한 것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 주파수 대역폭 확대...친환경 기조 영향

5G 이동통신 서비스의 성숙도가 비교적 높은 한국에서는 화웨이의 이 장비를 두고 넓은 주파수 대역폭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반면 유럽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 이 솔루션을 주목하는 이유는 에너지 절감 측면이 더욱 크다.

이날 유럽 국가에서 온 취재진들은 양 차오빈 사장에 울트라와이드밴드 메타AAU를 도입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에너지 소비 절감 등의 질문을 반복했다. 즉 2개의 장비 대신에 1개의 장비만 쓸 경우 얼마나 에너지 소비를 아낄 수 있냐는 것이다.

실제 화웨이에서도 주요 고객사의 의견을 반영해 대역폭을 늘려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점에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우선 유럽의 경우 다른 지역의 국가와 비교해 전 산업 영역에서 탄소 절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탄소 제로 목표 시점도 단순히 한국과 비교해 이른 시점이다. 울트라와이드밴드 메타AAU를 두고 여러 대의 5G 무선국 장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3G와 LTE 장비를 통합해 운영하는 싱글랜 기술을 도입한 것도 같은 이유다.

유럽은 네트워크 장비 구축 규제 강도가 큰 편이란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또 현대 건축물이 대부분인 한국과 달리 유럽은 2차 세계대전 이전의 근대 건축물에 기지국 장비를 많이 올려두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통합 장비의 중요성이 매우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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