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만 해도 수천만원의 채용 축하금과 스톡옵션을 내세우며 공격적으로 인재를 유치하던 스타트업의 행보가 잠잠해졌다. 경기 둔화로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구직자도 더 안정적인 기업을 찾아가려는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재 확보에 집중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이미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경기 둔화에도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곳들이다. 이들은 '불황이 기회'라며 오히려 우수 인력 채용에 적극 나선 모습이다.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10월 말까지 토스와 계열사인 토스페이먼츠, 토스증권, 토스뱅크 등에서 대규모 채용을 진행했다. 서류합격자 중 400명을 뽑아 성장지원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등 공격적인 채용에 나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621명이었던 비바리퍼블리카(연결회사 제외, 기간제 포함) 임직원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738명으로 늘었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 역시 적극적인 채용에 나섰다. 이 회사 임직원은 6월 기준 560명으로, 2018년보다 130% 증가했다. 오피스 임대차 중개에서 물류센터, 리테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부동산 자산관리(PM)와 데이터 애널리틱스 등의 신사업을 펼치면서 채용 규모를 꾸준히 늘린 덕분이다. 성장성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경기 둔화에도 프롭테크 기업 1위에 걸맞은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는 것이다.
에듀테크 기업인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도 최근 영어 수학 콘텐츠 기획 개발과 온라인 교육, 브랜딩, 마케팅, 개발 데이터 직군 채용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마무리했다.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을 서비스하는 와드는 PM(프로덕트 매니저), 디자인, 개발, 마케팅, 운영 지원 등의 직군을 채용한다. 와드 역시 지난 4월에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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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해 수억원의 스톡옵션 조건을 내걸며 인재 유치에 집중했던 스타트업은 최근 몸을 사리고 있다. 경기 둔화로 추가 투자 유치가 어려워진 데다 기업가치를 부풀리는데 집중한 나머지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체질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그동안 받은 투자금을 소진하며 '혹한기'를 대비 중이다.
스타트업 업계 한 관계자는 "호황기 때 화려한 채용 보상으로 구직자의 눈길을 끌었지만, 정작 회사가 어려워지면 인재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라며 "채용이나 운영을 위한 기업의 생존 조건은 '이윤을 내는 것'이라는 명제가 스타트업 시장에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