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와트 전력 쓰는 지포스 'RTX 4090', 전원 케이블 주의보

과열·발화 사례 4건 보고..."12VHPWR 케이블 구부리거나 꺾으면 안돼"

홈&모바일입력 :2022/10/26 15:49    수정: 2022/10/26 15:59

이달 초순 출시된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 전원 공급용 케이블이 과열되어 녹거나 그래픽카드 단자를 손상시키는 사례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는 4K 이상 고해상도 처리 능력이 전작 대비 40% 이상 향상된 반면 작동시 450W에서 최대 600W를 소비한다. 몇년 전 고사양 데스크톱PC 한 대 분의 전력을 그래픽카드 하나가 모두 이용하는 것이다.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에 기본 공급되는 12VHPWR 변환 케이블. (사진=지디넷코리아)

엔비디아는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의 전력 소모가 늘어난 것을 감안해 올 3월 확정된 ATX 3.0 규격에서 최대 600W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12VHPWR' 단자를 이용해 필요한 전원을 공급하고 있다.

■ "게임 중 화면 꺼져...변환 케이블 등 손상"

지금까지 출시된 대부분의 데스크톱PC용 전원공급장치는 ATX 12V 2.3 규격에 따라 제조되었으며 12VHPWR 단자를 내장하고 있지 않다. 엔비디아는 이를 감안해 그래픽카드용 PCI 익스프레스 케이블을 12VHPWR 단자에 맞게 바꿔 주는 변환 케이블을 함께 제공한다.

기존 PCI 익스프레스 전원 단자를 12VHPWR 단자로 변환해 주는 케이블.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나 이번 주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변환 케이블 과열로 케이블이나 그래픽카드 전원 단자가 손상되는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24시간(미국 현지시간) 소셜미디어 레딧에 이 문제를 최초로 보고한 한 이용자는 "오버클록을 하지 않은 PC에서 전력을 400W 가량 소비하는 게임 '레드데드리뎀션2'를 구동 중 케이블이 녹아버렸다"고 밝혔다.

변환 케이블과 그래픽카드 전원 단자가 고열로 녹는 사례가 26일 현재까지 총 4건 보고되었다. (사진=레딧)

이후 조립PC에 별도로 구입한 그래픽카드가 문제를 일으킨 사례, 미리 조립된 PC가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 등 26일 현재 관련 문제로 총 4건이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아직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 "변환 케이블 구부리거나 변형하면 과열 위험"

일반적인 전원공급장치에서 공급되는 PCI 익스프레스용 전원 케이블은 총 3개다.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를 기본 상태에서 작동시킬 때는 3개만 연결하면 되지만 오버클록시는 추가로 PCI 익스프레스 전원 케이블을 하나 더 연결해야 한다.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를 기본 상태에서 작동할 때는 PCI 익스프레스 단자를 3개 연결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국내 PC 주변기기 제조사 관계자는 "12VHPWR 변환 케이블은 PC 전원공급장치에서 공급하는 PCI 익스프레스용 8핀 전원 케이블을 3개 내지는 4개 연결해 최대 450W(12V, 38A) 가량의 전원을 공급하므로 부하가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12VHPWR 변환 케이블은 굵기가 16AWG(1.5mm) 이상인 전선이 총 24개(혹은 32개) 얽히기 때문에 고전류로 인한 부하가 상당하다. 케이블을 구부리거나 변형하면 저항이 늘어나 열이 발생하며 소손이나 화재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탑재 그래픽카드. (사진=씨넷닷컴)

일부에서는 모자라는 PCI 익스프레스용 전원 케이블을 보충하기 위해 일명 'Y케이블'로 불리는 확장 케이블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지포스 RTX 4090은 전력소모량이 커 케이블 연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PCI 익스프레스 출력 라인 하나당 200W 이상 출력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Y케이블이 아닌 가급적 파워서플라이 출력 라인당 1개의 케이블로 직결해 쓰는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 12VHPWR 지원 전원공급장치 빨라야 내달 초 입고

현재 발생하고 있는 과열 등 문제 원인이 12VHPWR 변환 케이블에 국한된 것인지, 혹은 특정 그래픽카드 제조사의 문제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엔비디아코리아 관계자 역시 "미국 본사에서 현재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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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의 12VHPWR 단자. 총 16핀(12+4)으로 구성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가장 좋은 방법은 ATX 3.0 규격을 준수하고 변환 케이블 없이 직접 12VHPWR 케이블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최신 전원공급장치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 시장에는 제조사와 재고 모두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는 MSI, FSP, 한미마이크로닉스 등 총 3개 회사가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지포스 RTX 4090 국내 출시를 전후해 모두 품절됐다. 유통 관계자들은 해당 제품이 일러도 11월 초에 입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