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내년 투자 50% 이상 줄인다…메모리 수요 감소 심각

수익성이 낮은 제품 중심으로 생산량 축소...웨이퍼 캐파 투자 최소화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10/26 12:21    수정: 2022/10/26 15:45

SK하이닉스가 내년에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50% 이상 줄이기로 결정했다. 메모리 수요가 줄며 전례 없는 시황 악화에 직면했다고 진단해 생산량 조정에 들어간 것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26일 진행된 2022년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0조 원대 후반으로 예상되는 올해 투자액 대비 내년 투자 규모를 50% 조금 상회하는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말 예상되는 업계의 재고 규모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사는 생산 증가를 위한 웨이퍼 캐파 투자를 최소화하고 공정전환 투자도 일부 지연할 계획"이라며 "이는 지난 금융위기 상황인 2008~2009년 업계 시설투자 축소에 버금가는 상당한 정도"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노 사장은 "전체 수요가 급감하면서 기존에 수요가 강하지 않았으나 우선 생산하고 수요를 찾았던 제품들을 중심으로 감산할 계획"이라며 "팹 생산 효율성을 위한 장비 재배치, 제품믹스 등 장기적으로 감산에 준하는 효과를 주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고, 현재 일부는 실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D램과 낸드를 비교하면 낸드가 투자 감소폭이 더 많지만 그렇다고 크게 차이 나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일정기간 동안 투자 축소와 감산(減産)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수급 밸런스가 정상화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가 투자 규모를 줄인 배경은 메모리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출하량이 감소했고, 재고량이 증가하면서 메모리 가격도 하락했다.

지난 2년간 높은 성장률을 보인 PC는 올해 10% 중반대의 출하량 감소가 예상되며 내년에도 조정이 계속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역시 교체 주기 증가와 코로나 봉쇄 등으로 인해 올해 한 자릿수 후반대의 출하량 감소가 예상된다. 서버는 다른 응용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요를 보이고 있으나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축소와 재고 조정에 영향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연초 기대와는 달리 올해 하반기 메모리 시장은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며 어려운 사업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올해 D램은 연간 한 자릿수 초중반, 낸드는 한 자릿수 초반의 전례 없는 낮은 수요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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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의 메모리 재고량 피크는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공급단과 고객을 합친 업계의 재고 수준은 평균 대비해서도 높고 이 상황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고객들도 현재 재고 소진 우선 정책을 펴고 있고, 공급 단에서도 생산 증가 여력이 줄어들게 된다면 결국은 피크(내년 1분기) 이후에 업계 재고 수위는 점차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