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세 모녀 사건을 통해 건강보험료 장기체납이 중요한 위기정보라는 점이 재확인된 가운데, 3개월 이상 체납 세대만 약 128만8천 세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정애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3개월 이상 체납세대가 체납한 금액만 1조7천486억원에 달했다.
특히 37개월 이상 체납한 세대만 31만1천 세대에 달하고 이들이 체납한 금액만 1조원이 넘어 위험에 빠진 가구가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정애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장기체납 세대의 약 80%는 우리 사회 빈곤계층으로 추정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3개월 이상 체납세대 중 무소득 세대수는 70만3천 세대, 연 소득 100만원 미만 세대수는 13만5천 세대로(74%)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3개월 이상 체납세대 중 재산이 전혀 없는 비율이 78%로 약 100만9천 세대에 달했다.
한 의원은 건강보험료 3개월 체납을 위기징후로 정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 무재산이나 연 소득 100만원 미만 세대에 대해 전수조사를 통해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을 복지시스템 안으로 들어오게 한다면 수원 세 모녀 사건과 같은 안타까운 상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 보험료에서도 빈익빈 부익부는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9월 기준 월 보수가 1억원이 넘어 월보험료 상한액 365만3천550원이 부과된 직장인은 3천780명으로 전체 직장가입자의 2%이다.
또 직장가입자 중 소득월액이 2천만원이 넘는 경우 소득월액 보험료를 내게 되는데, 이 숫자만 4천29명이었다. 이들의 연 소득은 약 6억4721만8천884원으로 추정된다.
한정애 의원은 “현 정부도 복지 사각지대 해소가 주요 현안이지만 쉽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건보 체납 세대 세부 현황을 잘 들여다보면 사각지대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특히 저소득 체납세대에 대한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위기가구를 조속히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