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픽 '앱스토어 소송' 항소심 3주 연기…왜?

미국 9연방항소법원, "예상치 못한 판사 참석 불가 사유" 밝혀

홈&모바일입력 :2022/10/20 14:25    수정: 2022/10/20 14:2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에픽게임즈와 애플 간의 세기의 앱스토어 소송 항소심 일정이 3주 가량 연기됐다.

미국 제9연방순회항소법원은 에픽과 애플 간의 항소심 소송을 오는 11월 14일 오후 2시(미국 태평양 시간 기준)로 연기했다고 예정이라고 포스페이턴츠가 19일 보도했다.

당초 이번 재판은 오는 21일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재판 담당 판사 중 한 명이 참석하기 힘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어쩔 수 없이 재판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

팀 스위니 에픽 CEO와 팀 쿡 애플 CEO

이와 관련 포스페이턴츠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만, 최근엔 예상치 못한 이유로 판사가 참석하기 힘들다고 할 경우 절반 이상은 코로나19 감염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법무부와 양측 변호인들 모두 이번 재판 일정 연기에 동의했다. 포스페이턴츠는 “이번 재판에서 주 법 관련 부분에 대해서만 발언할 예정인 캘리포니아 주도 연기를 승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소송에선 미국 연방독점금지법과 함께 캘리포니아 주 법 위반 여부에 대해 다루게 된다.

■ 1심에선 에픽 완패…뒤집기 가능할까 

두 회사 소송은 지난 2020년 8월 에픽이 ‘포트나이트’ 앱을 통해 자사 결제 시스템을 홍보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조치 이후 애플이 에픽을 앱스토어에서 퇴출시키자 곧바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소송의 쟁점 중 하나는 인앱결제 강제 문제였다. 하지만 에픽은 인앱결제 외에도 애플의 앱스토어 비즈니스 관행이 독점금지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에픽은 사실상 애플 앱스토어 비즈니스의 기본 문법을 뒤흔들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대부분의 쟁점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 중 “인앱결제 외에 직접 구매절차로 연결할 수 있는 외부 링크나 전화번호 같은 것들을 포함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부분에서만 에픽이 승리했다.

(사진=씨넷)

로저스 판사의 외부 결제 링크 허용 판결도 에픽의 당초 희망에 비해선 미약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에픽이 원한 것은 아예 앱스토어 내에 애플 외에 다른 인앱결제 시스템까지 허용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판사는 애플의 외부 링크 제한 조치가 지나차게 과도한 제재라는 수준으로만 판결했다.

가장 큰 쟁점은 역시 앱스토어 비즈니스 자체가 독점금지법 위반에 해당되느냐는 부분이었다. 이 쟁점에 대해 이본느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보기 힘들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

특히 에픽이 강력하게 원했던 서드파티 앱스토어 허용 문제 등은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 로저스 판사는 “애플이 독점사업자라는 사실을 에픽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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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이번 소송의 계기가 됐던 에픽의 ‘포트나이트 앱’ 수정 행위가 애플과의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로저스 판사는 에픽 측에 360만 달러 배상금을 애플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특히 로저스 판사는 “성공이 곧 불법은 아니다”고 판결해 애플의 앱스토어 비즈니스에 큰 힘을 실어줬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