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생산을 위해 현대화를 단행한 한국지엠 창원공장을 지난 19일 찾았다. 올해 3월 개선을 끝낸 공장답게 내부는 공정 자동화를 지원하는 신규 설비들로 가득했다.
무인전동로봇 자동안내카트(AGC) 31대가 차체 조립에 필요한 여러 부품을 각 공정으로 옮기고, 로봇 수 십대가 전달받은 부품을 차체에 용접하고 있었다. 공장 내 설치된 로봇 수는 총 605대. 이동호 한국지엠 차체공장 책임자는 "모든 로봇은 차세대 CUV 생산을 위해 새롭게 설치한 것"이라며 "이 로봇들 덕분에 지난달 23일 진행한 시험 생산에서 목표 초기 품질 75%를 상회하는 89.7%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 지엠 경차 생산기지, 차세대 CUV 생산기지로 탈바꿈
1991년 준공돼 티코부터 스파크까지 글로벌 지엠 경차 생산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온 창원공장은 차세대 CUV뿐 아니라 향후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변모 중이었다. 한국지엠은 2019년부터 올해 3월까지 총 9천억원을 투자해 도장공장을 새로 짓고, 프레스·차체·조립공장 집중 개선을 통해 생산 효율성과 유연성을 극대화했다. 생산량도 늘렸다.
김태영 창원공장 본부장은 "대규모 투자로 지엠 최신 설비 기준(BOE)를 만족하는 현대적 생산기지로 탈바꿈했다"면서, "30년 이상된 노후 설비를 싹 치우고 자동화 공정을 도입한 덕분에 시간당 생산대수도 기존 53대에서 60대를 늘었고, 결과적으로 연간 28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8만㎡ 면적에 3층 높이로 지어진 도장공장은 시간당 60대를 도장할 수 있도록 주요 공정 자동화를 실현했다. ▲1층 수작업 공정 ▲2층 페인팅 자동화 공정 ▲3층 공조 설비를 배치함으로써 물류·작업자 편의성과 생산성 간 균형도 맞춘 상태였다. 이중 2층은 BOE에 부합하는 실링·코팅 자동화 설비를 설치, 균일한 도색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끝냈다. 프레스공장에서는 소형부터 대형차까지 여러 차종 생산에 대응할 수 있는 5천250톤급 탠덤 프레스 두 대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한 번에 네 개 부품을 만들 수 있도록 카본 T빔과 리니어 프레스 툴 등 최신 자동화 공법을 적용해 생산성을 기존보다 2배 높였다"고 언급했다. 3D 카메라를 사용해 판넬 결함을 검사, 품질 검수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하는 비전 시스템도 보였다.
차체공장은 기대 이상으로 컸다. BOE를 통해 향후 새로운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 유연성을 늘린 덕분이었다. 한국지엠 측은 "생산 차종이 커지고, 향후 생산 차종이 늘어날 수도 있기에 공장 크기를 키웠다"고 밝혔다. 100% 용접 자동화 설비와 새로운 접합 기술인 레이저 블레이징도 시선에 들어왔다.
공장 상부를 가리고 있던 전기모노레일시스템(EMS)은 자취를 감췄다. 그래서인지 일조량이 풍부하게 느껴졌다. 조립공장에는 작업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고려한 다양한 인체공학적 설비가 들어차 있었다. 특히 섀시라인에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모터 구동 방식 컨베이어 벨트를 설치, 작업자 피로도 줄이고 소음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 인상적이었다.
■ 최대 생산 시점은 내년 3월…전기차 생산 계획은 없어
창원공장 차세대 CUV 생산은 내년 1분기부터 시작하고, 최대 생산 시점은 내년 3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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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프 카트리 GMI 생산부문 부사장은 "차세대 CUV 생산기지로 변화한 창원공장 최대 생산 시점은 내년 3월로 보고 있다"며, "CUV에 대한 한국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기에 공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스파크 단종과 관련해서는 "누적생산 400만대를 돌파한 스파크는 한국지엠을 먹여살린 차"라면서, "아쉽게도 우리는 차세대 CUV라는 새로운 단계로 전환해야 하기에 스파크는 내년 초까지만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생산 계획은 없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창원공장은 전기차가 아닌 내연기관차인 차세대 CUV 생산에 집중할 방침"이라며, "향후 생산지를 결정할 때가 오면 한국이 후보지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블레이저·이쿼녹스 등 여러 전기차를 수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