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블랙아웃’ 진통...자체 보상 후 SK C&C 배상 논의

유료 서비스 위주 이용자 보상...SK C&C에 구상권 청구할 듯

인터넷입력 :2022/10/17 16:40    수정: 2022/10/18 10:10

지난 15일 발생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여파로 카카오톡과 관련 서비스들이 최장 시간 장애를 기록한 가운데, 카카오의 이용자 보상안과 카카오·SK C&C 손해배상 여부 등에 귀추가 주목된다.

재난 대응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카카오는 우선 유료 서비스를 위주로 소비자 보상에 나설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카카오는 서비스 정상화 이후 SK C&C와 손실에 대한 손해 배상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는 카카오가 자체 서비스 이용자 피해 보상을 진행한 뒤, SK C&C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CAC)장, 김성수 이사회 의장, 남궁훈 대표.

■ 카카오, 서비스 복구 후 소비자 보상 진행…유료 서비스 위주 전망

카카오는 우선 서비스 정상화가 이뤄지는 대로 유료 서비스 위주 보상을 진행할 전망이다.

현재 보상책을 밝힌 곳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음악 플랫폼 멜론, 웹툰 서비스 카카오웹툰 등이다. 멜론은 이용권 보유 고객의 이용권 사용 기간을 3일 연장하고, 일부 제휴 이용권에 대해서는 캐시 1천5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카카오웹툰도 콘텐츠 열람 기한을 3일 연장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문제 현황 파악 후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T 택시 기사들에 대한 보상안을 추후 안내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서비스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고 장애원인을 비롯해 서비스 장애로 인한 현장 상황이 종합적으로 파악되지 않아 이를 확인 중"이라면서 "추후 확인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별도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 유료 서비스 이용약관에 따라 회사는 정보통신설비 장애 또는 고장 등으로 정상적 서비스 제공에 지장이 있는 경우 유료 서비스를 제한할 수 있으며, 서비스 형태에 따른 환불 정책도 두고 있다.

카카오톡과 관련 서비스들이 최장 시간 장애를 기록한 가운데, 카카오의 이용자 보상안과 카카오와 SK C&C 손해배상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유료 서비스를 사용하는 브랜드 광고 업체, 톡채널 이용 업체 등이 아닌 카카오톡 무료 서비스만 사용하는 일반 이용자의 경우 보상 근거가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카카오는 이외 서비스 보상안 마련 이전, 보상 대상과 범위를 파악하기 위해 먼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회사는 16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직후 경영진과 각 부문 책임자로 구성해 가동해온 대응 컨트롤 타워를 비상대책위원회를 전환 출범했다.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센터장이 위원장을 맡아 ▲원인 조사 소위 ▲재난 대책 소위 ▲보상 대책 소위 3개 분과를 구성하고, 원인 규명, 대책 마련 등에 임할 예정이다.

카카오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주 중 피해 신고 채널을 마련, 서비스 이용자, 파트너 등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피해 신고 접수를 받고, 이를 토대로 보상 대상, 범위 등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 자체 보상 후엔 SK C&C에 구상권 청구 가능성

SK C&C 데이터센터 화재현장

유료 서비스를 위주로 한 자체 보상 후 카카오는 SK C&C 측에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카카오가 서버 이원화 시스템 적용 등 재난 긴급 복구 대책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는 것과 별개로, SK C&C가 부실한 데이터센터 관리로 화재 사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카카오는 17일 공시를 통해 “카카오와 주요 종속회사 매출 등 재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우선적으로 서비스 정상화 이후 카카오와 주요 종속회사 등 손실에 대한 손해 배상 논의를 SK C&C 측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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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2014년 발생한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와 유사한 사례로 보고 있다. 삼성 SDS데이터센터 입주사였던 삼성 계열사들은 고객에게 피해 보상을 해주고, 삼성 SDS에 구상권을 청구한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톡 메시지 수발신을 비롯해 주요 기능이 순차적으로 복구되고 있으며,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될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비대위를 통해 깅도높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보상 정책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