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커서 안전한 산부인과 환경에서 출산할 수 있을까

"젊은 산부인과 의사 분만은 안 해"…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필수과 기피 및 고령화 등

헬스케어입력 :2022/10/18 05:00

“내 동기 중에 분만은 나만 하고 있다. 나중에 내 아이가 출산 적령기 됐을 때 안전한 출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산부인과가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제도, 분만 기피, 고령화 등으로 향후 의료체계에서 역할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이하 의사회)는 16일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피해에 대한 보상제도가 2013년 4월부터 강제 시행되며 10년여가 된 지금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불가항력적 의료사고가 의료과실이 없거나 혹은 의료과실을 입증할 수 없는 사고임에도 제도에 필요한 보상재원의 30%를 분만 의료기관이 강제로 분담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는 사회보장적 제도의 개념에 맞지 않을뿐 아니라 민법사 ‘과실 책임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불합리한 제도라는 점에서 의료인의 재산권을 정부가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재유 회장은 “최근 신현영 의원이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피해자를 위한 보상 재원을 100% 정부가 부담토록 개정을 추진하고 있고, 정치계‧의료계 모두 부당한 일방적 재원 징수에 대해 개선 노력중이다”라며 “이 같이 의료기관에 일방적 재원징수는 부당하다고 생각하며, 중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불가항력 판단은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심의해 결정하는 것이지 우리가 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일방적 보상재원 징수를 지적했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제도 분담금 등 불합리한 법령으로 분만 의사들이 줄고 있다며 우려했다.

김동석 명예회장(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도 “불가항력적 재원에서 우리 부담은 1억원이 안 된다. 분만건당 약 1160원을 강제 징수하고 있는데 문제는 의사들 부담이 일반시민이나, 재판부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의사가 잘해도 발생하는 사망이고, 의사 잘못은 하나도 없는데 부담하라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산부인과 현안으로는 300병상 이하 종합병원의 필수과목에서 제외도 있다. 의료법에 따르면 100병상 이상 300병상 이하 종합병원의 요건으로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중 3개 진료과목, 영사으이하과, 마취통증의학과와 진단검사의학과 또는 병리과를 포함한 7개 이상의 진료과목을 갖추고 각 진료과목마다 전속하는 전문의를 두도록 하고 있다. 300병상 초과하는 종합병원은 여기에 정신과 및 치과를 포함한 9개 이상의 진료과목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이는 시설과 인력 부담이 크고, 위험도가 높은 산부인과 없이도 병원설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의사회는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의 4개과 모두 있도록 했던 개정 전의 법안으로 재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사회는 “전국 57개 시국구에서 분만취약지로 분만할 산부인과가 없을 뿐 아니라 그 지역에서는 산부인과 진료를 할 일차 의료기관 조차 없는 경우가 있어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라며 “이에 지역에 있는 국공립 의료원 등 종합병원이 있는 경우 의무적으로 산부인과가 필수로 지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불합리한 제도는 분만을 기피하게 만든다는 게 산부인과 의사들의 목소리다. 김미선 공보이사는 “젊은 분만 산부인과의사이다. 근무하는 병원에도 5~6년 뒤 은퇴하시는 선생님들이 많다. 동기들 중 분만은 나만하고 있는데 나도 가정과 일을 병행할 수 없어 몇 년 후에 접을 생각이다”라며 “전공의 80%가 분만을 안 하겠다고 한다. 내 아이들이 출산할 만큼 컸을 때 안전한 환경에서 출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박태선 사업이사는 “산과는 2명의 생명을 갖고 있어 근무환경 자체가 상당히 열악하다. 그전에는 출산이 많아 수입으로 메꾸기도 했지만 지금은 3D업종으로 뽑히고 있다”라며 “집단 이기주의가 아니라 산부인과를 살리기 위한 목소리라고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손문성 부회장은 “의사 평균낭가 외과와 산과가 가장 높다고 한다. 평균연령이 53세라고 하면 10년 뒷면 다 물러난다는 것이다”라며 “분만실을 지키는 의사들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 (각종 규제로) 전공의 수련에 제약이 생기고 이러한 것이 제도화되면 전공의의 분만은 더욱 어려워지고, 결국은 분만 인프라 악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