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상품대금 편취한 ‘사크라스트라다’ 쇼핑몰 폐쇄조치

고가 명품 할인 판매처럼 소비자 속여... 피해 규모 최소 7억5천만원

유통입력 :2022/10/17 15:16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가의 명품 가방·신발·지갑·의류 등을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유인해 상품대금을 편취해온 '사크라스트라다'에게 온라인 판매 전부 중지 명령과, 쇼핑몰 폐쇄조치를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조치는 소비자 피해가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임시중지명령'이다. 현재 사크라스트라다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자상거래법 위반혐의에 관한 조사·심결 절차가 끝날 때까지 그 효력이 유지된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상담센터와 서울특별시 전자상거래센터 등에는 사크라스트라다가 상품을 배송해주지 않고, 소비자로부터 환불 요구를 받고도 제대로 환불해주고 있지 않고 있다 민원이 100건 이상 접수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이에 공정위는 소비자들이 주의할 수 있도록 사크라스트라다를 민원다발쇼핑몰로 지정·공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이어 해당 사업자에게 민원내용들에 관해 구체적으로 소명할 것을 요구했지만, 사업자가 응하지 않아 공정위는 해당 사이트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그 후에도 공정위는 사크라스트라다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서울시 강남구청이 해당 사업자를 대상으로 전자상거래법 위반혐의에 관한 시정권고를 했다. 이번에도 사업자가 응하지 않자 한국소비자원과 서울특별시는 공동으로 '사크라스트라다에 대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으니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소비자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앞서 공정위는 9월6일부터 이 사건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조사 결과 사크라스트라다는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필요한 업무들을 전혀 수행할 수 없는, '실체조차 없는 사업자'로 나타났다. 또 온라인 쇼핑몰에 게시된 상품들도 사실상 소비자에게 공급될 수 없는 상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크라스트라다의 경우 사업장 자체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았고, 당연히 그에 상주하는 임직원도 전혀 없었다. 쇼핑몰 초기화면에 표시된 대표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면 국제전화로 곧바로 연결됐다.

국제전화로 연결된 직원은 자신이 '이탈리아에 상주하면서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조달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해당 직원으로부터 받은 전자우편의 발신지역을 확인한 결과 그 직원은 이탈리아가 아닌 홍콩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자는 온라인 쇼핑몰에 2만3천여 종에 달하는 고가의 명품 가방·신발·지갑·의류 등의 상품을 15~35% 가량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표시·광고했다. 그러나 상품들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배송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울러 사크라스트라다는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품'들을 마치 공급 가능한 것처럼 소비자에게 적극 알려 소비자의 대금결제를 계속 유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소비자들이 상품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대금부터 결제한 사례가 속출했으며,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피해가 됐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아울러 소비자 민원이 급증하며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카드결제가 차단되자, 사크라스트라다는 소비자에게 계좌이체나 무통장입금까지 유도하면서 대금을 편취하고자 하는 행태를 보였다.

나아가 해당 업체는 공정위와 서울시가 8월30일부터 각 기관의 누리집에 자신을 ‘민원다발쇼핑몰’로 공개하자 상호를 ‘카라프’로 변경, 소비자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한 조치들을 무력화하고자 했다.

공정위는 사크라스트라다의 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규모를 최소 7억5천만원(601건)으로 추산했다. 이는 5월21일부터 8월6일까지 소비자가 사크라스트라다 측에 계약취소를 요구한 내역을 단순 합산한 금액이다.

별개로 7월18일부터 9월16일까지 결제대행 사업자인 케이지이니시스가 신용카드사 등의 요청을 받아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결제한 소비자’에게 환급해준 것으로 확실하게 확인된 금액은 약 3억원(239건)이었다. 공정위는 모든 결제수단을 이용해 지급된 피해액을 추산하려면 추가적인 자료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드러나지 않은 피해금액까지 고려하면 소비자의 피해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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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공정위는 사크라스트라다에게 임시중지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소비자 기만행위가 상품 카테고리와 무관하게 사크라스트라다 쇼핑몰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어, 그를 통한 거래 또는 상품판매의 일부만 중지해서는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 판매 전부를 중지하도록 결정했다. 호스팅사업자 등의 협조를 얻어 이달 14일 해당 쇼핑몰을 폐쇄했다.

공정위는 “사크라스트라다가 임시중지명령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호스팅사업자 등의 협조를 얻어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현재 사크라스트라다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조사 또한 신속히 마무리하고, 그 결과 법위반혐의가 추가로 드러날 경우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