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속 IT 세트(제품) 수요가 줄어들자 가전 시장 침체도 지속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특히 수익률이 높은 TV 등 대형 가전 판매가 부진하다. 북미, 유럽 등 프리미엄 가전의 주요 시장 침체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 기업들은 다음달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소비 심리 회복을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시장 침체는 남은 4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잠정 집계된 가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 LG전자 실적에서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VD·가전 사업부문 매출액은 14조7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3천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5% 줄었다.
LG전자 TV, 생활 가전 사업부문 실적 부진도 이어졌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가전(H&A) 사업부 매출액은 전년 대비 6.5% 증가했지만 전 분기 대비 6.8%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 대비 5.4% 하락했다. TV(HE) 사업부 매출액도 전년 대비 9.4% 줄어들었다.
■대형 가전 수요 감소, 북미 시장 침체 뚜렷
이 같은 가전 시장 침체는 대형 가전 수요 감소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TV는 에너지 위기와 더불어 유럽의 침체가 심화됐고, 북미도 시장 재고가 증가한 조짐이 감지됐다"고 분석했다.
박강호 대신 증권 연구원은 "LG전자 가전(H&A)의 영업이익률은 프리미엄 가전 비중 확대는 긍정적이나 경기 둔화로 수요가 예상을 하회한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 전망치를 보면 올해 전 세계 TV 수요는 12년 만에 최저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지난 6월 올해 전세계 TV 출하량 전망치를 2억879만4천대로, 3개월 전보다 474만3천대 가량 줄여잡았다.
국내 시장에서도 TV, 에어컨, 냉장고 등 대형가전 성장률이 감소했다. 시장조사기업 GfK는 올해 상반기 국내 대형 가전 성장률을 -8.7%로 집계했다.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 생활 가전 -7.2%, 주방 가전 -3.6%보다 감소세가 뚜렷하다.
■ 가전 시장, 4분기에도 침체 지속
가전 시장은 당분간 소비 침체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TV 출하량이 내년 2분기는 돼야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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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가 이달 내놓은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에서도 가전 업계는 어려움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됐다. EBSI는 100 이상이면 경기 개선 전망을, 미만이면 악화를 나타낸다. 올해 4분기 가전 EBSI는 49.3으로 경기 악화 전망이 뚜렷했다. 지난 3분기 98.7, 지난해 4분기 106.2보다 크게 떨어졌다.
한국무역협회는 "인플레이션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으로 주요 수출국인 미국의 수요 감소 우려로 수출 여건 악화"를 경기 악화 전망 이유로 들었다. 가전 기업의 수출 애로 사항으로는 수출 상품 제조원가, 수출 단가, 수출국 경기 등이 주로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