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출신들의 영어교육 스타트업 창업기

김우준 이팝소프트 CTO "늘 재밌는 일 추구…그래서 스타트업"

인터넷입력 :2022/09/30 08:50    수정: 2022/10/01 08:32

넥슨에 몸담던 개발자들이 의기투합해 2018년 스타트업 이팝소프트를 세웠다. 이들 목표는 누구나 영어 단어와 문장을 쉽고 빠르게, 또 흥미롭게 익히는 것. 출범 이듬해 영어교육 학습 앱 ‘말해보카’를 선보였고, 3년여만에 누적 내려받기수 200만을 넘겼다.

학습자가 의식하지 않더라도 AI를 활용해 단어를 잊을 무렵 복습할 수 있으며, 난이도를 촘촘하게 설정해 자동으로 문제를 제공받을 수 있다. 비즈니스와 수능 영어 등 세부 카테고리를 분류해 맞춤형 학습이 가능한 것도 특징점이다.

리그 시스템이나 퀴즈, 캐릭터 꾸미기 등 게임 요소를 더해 직장인은 물론 학생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8일 지디넷코리아는 서울 강남구에서 이팝소프트 기술 수장인 김우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만나 스타트업을 선택한 이유와 개발자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사진=말해보카 유튜브)

김우준 CTO는 국내 인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 개발사 위젯스튜디오(넥슨) 출신이다. 2003년 입사한 김 CTO는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개발팀장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그는 평소 게임을 좋아했고, 때문에 업계에 발을 디뎠다.

이어 일렉트로닉아츠(EA)게임즈와 파티게임즈(넥스쳐)에 차례로 적을 뒀다. 어느 날 김 CTO는 넥슨에서 한솥밥을 먹은 박종흠 이팝소프트 대표로부터 말해보카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잘 될 것’이란 확신이 들어 이팝소프트에 합류했다고 김 CTO는 말했다.

[다음은 김우준 이팝소프트 최고기술책임자와 일문일답]

Q. 2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국민 게임’ 메이플스토리 개발자다.

“위젯스튜디오 일원이 됐을 때 이미 게임이 출시됐고, 초등학생 대상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운이 좋았다.”

Q. 당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학생들이 대개 토요일 오후 게임을 즐겼는데, 이때 ‘서버 과부하’가 발생했다. 다수 이용자가 몬스터를 동시에 사냥하면서 처리 지연 현상이 발생했던 거다. 흔히 말하는 ‘렉’이 지속됐다. 이걸 컨텍스트 스위칭(문맥 교환) 최소화해 개선했다.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이용 편의성을 제고한 것이다.”

김우준 이팝소프트 최고기술책임자가 28일 지디넷코리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Q. 게임회사서 영어교육 서비스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는데.

“천편일률적인 교육 서비스에 말해보카가 혁신을 가져다주리라 판단했다. 말해보카를 실행하면 일단 사용자인터페이스·경험(UI·UX)나 그래픽에서 게임 요소가 짙다. 이런 특징을 일반 앱 프로그래밍에서 구현하려면 제약이 많은데, 말해보카의 경우 이미 게임 엔진이다 보니 애니메이션 렌더링 등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Q. 기존 영어교육 앱과 다른, 새로운 시도에 매력을 느낀 것 같은데.

“처음 게임 회사를 선택했을 때도 그랬다.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 성과가 나온다. 여기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상대적이다. 개발자로서 늘 재밌는 일을 하고 싶었다. 도전할 만한 일이 있을지, 혹은 배울 점이 많을지 등을 따져봤다. 이게 충족되면, 연봉이 낮아도 괜찮았다. (웃음) 이팝소프트에서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Q. 말해보카 주 이용층은.

“2030 직장인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사실 출시 전부터 명확한 타깃팅은 없었다. 영유아부터 직장인, 중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10대 이용자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과 효율적인 학습 방법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Q. 대표도 개발자다. 여타 스타트업 대비 개발력에서 우위를 점할 것 같다.

“5명 소수정예로 개발팀을 꾸렸다. (웃음) 프론트·백엔드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는, 풀스택 개발 환경을 구축하려 한다. 풀스택 개발자를 추구한다는 게 아니다. 호기심을 갖고 문제에 접근하는 개발자를 양성해, 차별화한 개발 문화를 조성하고자 한다.”

김우준 이팝소프트 최고기술책임자는 ”개발자라면 알고 있는 일을 더 깊이 있게, 모르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Q. 개발 문화는 어떤가.

“극단적인 자율성과 수평적인 분위기.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기획한다.”

Q. 개발자에게 필요한 덕목이 있다면.

“한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고 가정해보자. 개발 과정에서 본인이 알고 있는 사실이 ‘진짜 알고 있는 게 맞는지’, 어렴풋이 인지하는지 등을 자평해보는 습관을 지니길 바란다. 개발자는 알고 있는 일을 더 깊이 있게, 모르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야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온다.”

관련기사

Q. 다운로드수가 200만을 넘었다. 다음 목표는.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이다. 3년 동안 쌓인 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본, 중국 이용자가 일본어, 중국어로 쉽고 재밌게 영단어를 공부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차별화한 사전 기능 서비스도 연내 시범 서비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