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강화 기조가 공공의료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나왔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인 지난 8월 23일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팀장으로 필수의료 확충을 위한 건강보험 재정추진단이 발족됐다. 이어 같은 달 25일에는 필수의료확충추진단도 만들어졌다. 김 의원은 현재 복지부에서 필수의료 개념이 보건의료정책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7일 조규홍 복지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공공의료라는 표현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규홍 후보자는 “필수의료는 공공의료기관이 제공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라며 “응급의료와 분만처럼 생명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거나 수요가 없어서 의료서비스가 원활히 제공되지 못하는 의료서비스”라고 말했다.
김민석 의원은 “법적인 정의도 없는 필수의료라는 개념으로 정책을 펼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현재의 필수의료 강화론은 문재인 정부에서 틀이 잡혀가고 있는 공공병원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관련해 이상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심사위원은 대한의사협회지 2019년 4월호 기고에서 “필수의료에 대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적인 정의는 부재”하며 우리나라에서 필수의료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누가 어떻게 정의하는가의 주체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렇지만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지난 19일 ‘모호한 필수의료의 개념과 범위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통해 필수의료라는 개념보다는 이미 확립된 급여의료 중심의 의료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발표하는 등, 필수의료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김민석 의원은 “필수의료 개념은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며 “수요부족이 필수의료의 조건이라면 예방이 필수의료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필수의료의 정의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