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외국인 못 받는데 해외 거래소와 공정 경쟁할 수 있나"

"해외 비즈니스도 자산 송금 제한 등 어려움 존재"

컴퓨팅입력 :2022/09/22 14:17    수정: 2022/09/23 07:31

"혹여나 국내 시장에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가) 들어오게 된다면, 저희도 똑같은 수단이 있어야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외국인 이용자도 받을 수 있게."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22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2'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최근 바이낸스, FTX, 후오비 등 주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가 부산시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지사 설립 계획을 언급하는 등 국내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해외 업체와 동일 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발언한 것이다.

현재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외국인 회원에 거래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개정 특정금융정보법 시행에 따라 거래소들이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따내기 위해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KYC) 관련 심사를 받는 상황에서 지원이 중단됐다. 내국인보다 상대적으로 AML·KYC 측면에서 대응이 까다로운 외국인에 대해 서비스를 제한하라는 압박이 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마찬가지로 제한돼 있는 해외 송금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자금세탁 등의 우려때문에 적용되고 있는 조치이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해외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

Q. 최근 바이낸스, FTX 등 해외 상위 거래소들이 부산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해외 거래소들이 오더북(호가창)을 연계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 판도가 바뀔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우선 성사 가능성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해당 업체들이 들어오더라도 업비트가 가진 경쟁력과 투명성으로 입지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Q. 글로벌 거래소들은 부산시와의 협업 등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입하려 하는데, 국내 거래소들은 국외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당국과 논의한 바가 없나.

"해외 송금이 아직 막혀 있다. 은행에서 보기엔 암호화폐 거래소의 돈은 자금세탁 이슈가 있기 때문에, 외화 반출이 되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꾸준히 해외 비즈니스를 하려고 노력해보고, 은행들하고도 얘기해봤지만 어려움이 계속 남아 있다. 최근 하이브와 미국 LA에 합작 법인 '레벨스'를 설립하고 NFT 사업 협력을 하고 있는데, 하이브는 해외 송금에 대한 승인을 받아서 저희가 레벨스에 투자금을 송금할 수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는 다소 숨통이 트인 것으로도 생각된다. 이렇게 직접 현지에 진출해 지사를 설립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 업비트가 외국인도 회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 안방에 앉아서 해외에 진출할 수도 있다. 여러 방법이 있다. 당국과 이런 부분에 대해 소통해본 적은 없다."

Q. 부산을 UDC 개최지로 선택한 이유는?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이지만, 수도권에 관련 기업이 몰려 있어 부산시로서는 해외 거래소 등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읽힌다. 두나무가 부산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어떤 게 있을까.

"여러 제약 조건이 있었다. 3천명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다른 후보지도 있었지만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였기 때문에 수월하게 선택하게 됐다. 

거래소 시장은 포화 상태인데, 다른 거래소를 만들거나 해외 거래소를 유치한다면 경쟁력이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두나무가 부산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은 여러 가지다.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 거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었는데 이런 추진 과정에 부산이 빠질 수 없다. 부산 지역 오피스를 개설하고, 채용 늘리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부산시와 여러 가지로 논의해봐야 한다. 아직 구체적인 수준까지 논의가 전개된 건 없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것이다."

Q.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사업 외 흑자 사업이 아직 없다. 향후 흑자가 기대되는 사업 부문을 하나 꼽자면?

"전자지갑, 커스터디 등 다양한 사업을 시도해왔는데, 거래소가 다른 가상자산 관련 사업할 때 제약이 많다. 프로젝트에 투자했다가 곤욕 치른 적도 있었다. 거래소 비즈니스는 계속 해나가면서, 다음으로 도전해볼 만한 블록체인 관련 사업이 NFT라 판단했다. 마켓을 설립하고, 레벨스란 법인도 설립해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직접 주도하고도 있고, 가장 역점 두는 사업 꼽으라 한다면 미국 레벨스 같다. 드디어 우리도 글로벌로 나가서 해외 무대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비즈니스가 되지 않을까, 많은 기대 걸고 있다."

Q. 미국 금리 인상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다. 두나무도 올해 실적이 둔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내년 사업 계획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작년은 특이하게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제가 생각해도 놀라운 실적을 거뒀다. 그에 비해 실적이 저조하다 하면 드릴 말씀은 없다. 전반적으로 경기 기조가 안 좋아지다 보니 흐름 상 디지털 자산도 하나의 투자 상품이라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꾸준히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턴어라운드할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특히 해외로 나가면 훨씬 더 넓은 시장이 있다.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아주 훌륭한 아티스트들을 가진 하이브와 같이 NFT 상품을 만든다면, 이를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팔 수 있다면 좋은 성과 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Q. 증권형 토큰에 대한 정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두나무도 사업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논의 과정에서 가상자산 업계는 빠져 있다는 인상이다. 증권형 토큰을 어떻게 판단해야 한다고 보나.

"증권에 대해 명확한 법적 정의가 있다. 업비트에 상장된 코인들은 법률 심사 통해서 증권성이 없다는 점이 확인돼야 상장이 가능했다. 당국에서 만약 다른 기준을 갖고 상장돼 있는 코인이 증권이라고 판단하게 되면 거래 중지를 해야겠지만,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힘들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Q. 원화마켓 지원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활동 계획은?

"거래 안정성, 투명성, 투자자 보호라는 3대 과제를 업계 자율적으로 해보자는 목표로 만들어졌다. 블록체인협회를 통해 이런 노력을 했지만 아무래도 실무 경험자들이 많이 없어서, 저희가 직접 나서서 만들자고 만든 거다. 사무국 운영을 시작했고 벌써 수 차례 대표자들과 회의하고 분과도 나눠 활발하게 활동 시작하는 단계다. 지금은 원화 지원 거래소 연합으로 시작했지만, 어느 정도 정착되면 특금법 상 신고 수리를 받은 다른 거래소와도 같이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올해 '테라-루나' 사태가 화두에 오르면서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출석 의향이 있나.

"국감 증인 신청해 여야가 합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직은 증인 확정이 안 됐지만, 나가야 한다면 나갈 것. 나가서 업계 의견을 잘 말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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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두나무는 최근 ESG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ESG에 대한 방향성은?

"NHN, 카카오를 거쳐왔다.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면 그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더라. 처음엔 잘 이해하지 못했다. 특히 카카오에서 그런 깨달음을 얻었다. 두나무도 마찬가지다. 여력이 없던 시기를 지나 2020년 말부터 수익이 급격히 늘었는데, 그 때부터는 사회적 책임 수행을 서둘러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전력 소모가 많은 블록체인 업계로서 환경보호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서 사회적 활동을 수행했다. 소셜 측면에선 주 이용자이자 고충이 많은 2030 세대에 대해 단발성 기부를 시작으로 장기적 관점에서의 지원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