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고 증가율 26년 만에 최고…재고자산 1년 새 39.7%↑

상의, 2분기 제조업 재고지수 18.0% 증가…4분기 연속 상승

디지털경제입력 :2022/09/16 13:51    수정: 2022/09/16 17:07

2분기 제조업 재고 증가율이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하반기 경기가 급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최근 발표한 ‘기업 활동으로 본 최근 경기 상황 평가’ 자료에서 지난 2분기 산업활동동향의 제조업 재고지수 증가율(계절조정 전년동기비)이 18.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별 수치로는 지난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분기(22.0%)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재고는 경기 변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줄어들게 마련이지만 최근 재고 증가 흐름은 작년 2분기를 저점으로 4개 분기 연속 상승하는 이례적인 모습”이라며 “이처럼 분기 기준으로 장기간 재고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2017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 본사 전경. 사진=뉴스1

기업 규모별로는 지난해 2분기 대기업 재고지수 증감률이 -6.4%에서 올해 2분기에는 22.0%로 치솟았다. 중소기업은 지난해 2분기 1.2%에서 7.0%로 상대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대한상의가 한국평가데이터에 의뢰해 매분기 재무제표를 공시하는 제조업 상장기업(약 1천400개)을 대상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대기업 재고자산은 지난해 2분기 61조4천770억원에서 올해 2분기 89조1천30억원으로 증가해 중소기업 재고자산의 증가분(7조4천370억원→9조5천10억원)을 압도했다.

제조업 전체로는 지난해 2분기 보다 올해 2분기 재고자산이 39.7% 증가했다. 세부 업종별로는 비금속 광물제품이 79.7%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코크스·연탄 및 석유정제품(64.2%)’,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58.1%)’, ‘1차 금속(56.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재고자산 물량이 가장 많은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은 전체 제조업 재고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분기 24.7%에서 올해 2분기 27.9%로 비중이 확대됐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최근 재고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 특수 대응 차원에서 공급을 늘렸고, 국제유가·원자재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원자재를 초과 확보해 제품 생산에 투입한데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제품 출하가 늦어진 것이 기본 원인”이라고 전제하고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또 “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글로벌 인플레이션,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수요 기반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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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나타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정부가 최근 무역수지 개선, 중장기 수출경쟁력 강화 지원 등 수출 종합 전략을 발표한 만큼 이를 조속히 실행에 옮기는 한편, 코세페(코리아 세일 페스타)·동행세일 등 내수 진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반기 중 마련·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아울러 “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생산 감소, 고용·투자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규제·노동·금융·교육 등 구조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고비용구조를 개선해 나가는 것도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