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민·관이 인재 육성과 제품 개발 및 공급, 수출 등에 대한 전략을 함께 수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여전히 구독 비즈니스 기반의 SaaS가 아닌, 패키지 SW에 익숙해 있는 국내 시장이 SaaS 위주로 재편되기 위해선 공급과 수요 양 측면에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지디넷코리아가 15일 개최한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의 부대행사로 열린 'SaaS 서밋 2022'에서는 'SaaS로 만들어가는 신SW 생태계'라는 주제로 토론이 이뤄졌다. 토론에는 송호철 더존비즈온 대표, 김은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단장, 양희동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참여했다.
■"코로나19 지나온 기업들, SaaS 유리함 인지"
최근 기업들은 급속히 변하는 기술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SaaS를 선호하고 있다.
송호철 더존비즈온 대표는 "패키지 SW는 단순히 SW를 설치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서버나 미들웨어 등 제반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인력과 비용이 함께 뒤따르고 그마저도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로 또 다시 재정비가 필요해진다"며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기업들이 이런 상황을 겪었는데, 필요한 SW를 구독해 사용하는 모델이 비용, 혁신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희동 이화여대 교수는 "코로나19로 공급망이 일시에 차단된 상황에서 기업들은 급히 사업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문제를 겪었다"며 "이런 문제를 대응하기에 클라우드가 민첩성을 살릴 수 있는 선택지"라고 분석했다.
김은주 NIA 단장은 "기업이 '타임투마켓'하려는 의지는 항시 존재했으나, 과거엔 기술이 받쳐주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SaaS의 확산을 통해 기술이 성숙했다는 것을 기업들이 인지하면서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고, 이는 국내외 공공 시장도 마찬가지"라고 봤다. 특히 미국의 경우 SaaS를 보다 보안이 강화되는 SW 모델로 인식하고 있으며, 영국은 대기업 위주의 공공 SI 시스템을 재편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키우는 시장으로 구축하고자 SaaS 도입을 촉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SaaS 전환, SW 경쟁력 키우는 길"
SW를 사용하는 기업뿐 아니라, 개발사 입장에서도 SaaS는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사업 모델이다.
송 대표는 "패키지 SW는 사용 데이터가 온전히 사용자 소유인 데 반해, SaaS는 개발사도 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며 "사용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서비스를 개선하고, 이를 다시 서비스에 신속히 반영하는 선순환 체계가 구현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SaaS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구독 비즈니스의 효과를 크게 느낀다"며 "패키지 SW 기반 사업을 할 때는 판매 상황에 따라 매출이 유동적이고, 이런 점 때문에 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우며 제품 유지보수를 위해 전국구로 직원들이 지원 출장을 가야 하는 등 비용의 문제도 만만치 않은데 SaaS는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어 ROI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사용자 측면에선 지출 방식이 급변하게 되는 만큼 거부감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양 교수는 이런 문제를 지적, "수요자 입장에선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아쉬움을 감내해야 한다"며 SaaS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유연하게 구축해 대응할 것을 제안했다.
■주목받는 'SaaS' 산업…"민·관·학 힘 모아야 강국 발돋움"
토론에서는 국내 SW 산업이 SaaS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들도 꼽았다. 전문 인력의 부재도 그 일환으로 지목됐다.
양 교수는 "SaaS는 특히 새로운 기술을 기업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모델로서도 중요하다"며 "전문 인력 교육 현장에 학계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해, 학계가 지금과 같은 경직된 SW 인력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도록 산업계가 지원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단장은 "정부가 지속적으로 클라우드 네이티브 퍼스트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클라우드 네이티브, SaaS 확산을 외치면서 시장에 정부 의지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산업계와 학계가 인력 양성에 적극 나설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송 대표는 "과거 정부들이 클라우드 지원 전략을 다수 추진했지만, 서비스형인프라(IaaS)에 치우쳐져 있었다"며 "SaaS는 IaaS보다 훨씬 복잡한 데이터 이전 과정을 수반하는데, 이에 대해 기업들도 역량이 약했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는 국내에도 좋은 매니지드서비스사업자(MSP)가 다수 등장했기 때문에, 이런 측면을 지원하는 정책이 동반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 단장은 "패키지 SW가 그대로 클라우드로 옮겨간 수준의 SaaS라면 누구도 이를 찾지 않는다"며 "패키지 SW보다 강점을 지닌 SaaS를 출시하고자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고민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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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공공 시장의 경우 SaaS 도입 촉진을 위해 '디지털서비스전문계약' 제도가 신설됐지만, 전체적인 정보화 프로세스는 여전히 과거 SI 중심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를 SaaS 중심으로 바꿔나가기 위해 협단체와 함께 노력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얼라이언스 전략을 수립, 실행할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