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침체기에도 VC가 믿고 택한 스타트업 어디

창업가 기질·기술력·시너지는 기본...BM·지표 관리 능력도 주효

중기/스타트업입력 :2022/09/14 17:50    수정: 2022/09/14 18:17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국내 스타트업 투자 위축기에도 알토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네이버 D2SF, 카카오벤처스 등 벤처캐피털(VC)들이 투자를 이어간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알토스벤처스는 올해 커머스 기업과 점술 상담 중개, 식당 예약 플랫폼 등에 투자를 단행했고,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커머스, 배달 대행, 인공지능(AI) 자율운항 기술 기업 등에 투자를 이어갔다. 네이버D2SF는 인사관리(HR), 디지털 트윈, AI 학습 데이터 생성, 합성 등 각종 솔루션 기업에 투자를 진행, 카카오벤처스는 헬스케어, AI 로봇 기업, 게임, 웹툰 등 콘텐츠 기업들에 투자했다.

창업가의 기질, 기술력, VC와의 시너지 등 기존 투자 기조뿐 아니라 현실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BM), 지표 관리 능력도 주요 투자 결정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스타트업 창업자 (출처=픽사베이)

■ 알토스벤처스, 뷰티셀렉션·캐처스·야미 등 커머스 다수 투자

우선 알토스벤처스는 올해 ‘뷰티셀렉션’, ‘캐처스’, 미국 마켓플레이스 기업 ‘야미’ 등 커머스 기업 위주로 투자를 진행했다.

알토스벤처스는 지난달 말 인플루언서 커머스 스타트업 뷰티셀렉션 시리즈A를 이끌었다. 뷰티셀렉션은 2020년 2월 설립된 라이프스타일 커머스 브랜드 사로,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활용, 자체 뷰티·건강기능식품·패션 브랜드를 갖췄다.

또 알토스벤처스는 지난 7월 박은상 전 위메프 대표가 설립한 커머스 기업 캐처스 시리즈A 투자를 주도하기도 했다. 캐처스는 이번 투자로 130억원 규모 자금을 수혈 받았다. 또한 회사는 올해 3월 북미 지역 아시안 마켓 소비자 직접 거래(D2C) 플랫폼 야미(Yami) 시리즈B도 주도했다. 야미는 해당 라운드로 약 607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외에도 알토스벤처스는 올해 암호기술 스타트업 ‘크립토랩’, 점술상담중개 기업 ‘천명’,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 등에도 투자했다. 알토스벤처스 관계자는 “투자를 고려할 때 창업가의 캐릭터를 주요 요소로 삼는다”라며 “고슴도치와 같이 우직하게 천천히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인지를 본다”고 설명했다.

■ 소프트뱅크벤처스, 의료·배달·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 투자 이어가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올해 원격 의료 플랫폼 ‘닥터나우’, 배달 대행업체 ‘만나코퍼레이션’, 오늘의집 운영사 버킷플레이스 등 다양한 분야 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닥터나우는 올해 6월 소프트뱅크벤처스, 새한창업투자, 해시드 등으로부터 총 400억원 규모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고, 만나코퍼레이션은 올해 초까지 진행된 약 1천억원 규모 시리즈 B에서 다날,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다. 해당 라운드에 소프트뱅크벤처스도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또한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지난 5월 버킷플레이스 투자에도 참여, 버킷플레이스는 해당 라운드에서 약 2천3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이밖에도 회사는 올해 7월 신선식품 직거래 앱 ‘팔도감’, 주얼리 전문플랫폼 ‘아몬즈’ 운영사 비주얼, 자율운항 기술 개발자 씨드로닉스 등에도 투자했다.

■ 네이버D2SF, 각종 솔루션 개발 기업 투자 집중

네이버D2SF는 올해 HR, 디지털트윈, AI 솔루션, 데이터 분석 등 기술 기업에 투자를 집중했다.

네이버가 올해 투자한 스타트업은 총 12개로, 데이터 기반 팀워크 컨설팅 제공 HR솔루션 개발사 ‘아이티앤베이직’, 유전체 분석 기반 디지털트윈 솔루션 개발사 ‘프리딕티브’, AI 기반 학습 데이터 생성·합성 솔루션 개발사 ‘젠젠AI’, AI모델 경량화·가속화 솔루션 ‘스퀴즈비츠’ 등이 네이버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개인맞춤형 웰니스 플랫폼 개발사 ‘가지랩’, 스타트업 데이터 통합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 이커머스 운영,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유니드컴즈’ 등에도 투자했다.

네이버D2SF 관계자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인지, 네이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인지 고려해 투자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 카카오벤처스, 헬스케어 위주로 HR·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 투자

초기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카카오벤처스는 헬스케어 기업을 위주로, HR, 게임, 웹툰 관련 기업에 투자를 이어갔다.

카카오벤처스는 올해 AI 임상, 비임상 행동 분석 기업 ‘액트노바’, 의료 AI 로봇 기업 ‘코넥티브’, 알약 카운팅 앱 개발사 ‘메딜리티’, 정밀의료 영상기기 솔루션 ‘프라이드’, 비대면 진료 메디르에 투자를 진행했다. 웰니스 플랫폼 개발사 가지랩은 네이버D2SF, 카카오벤처스 모두로부터 투자받았다.

또한 카카오벤처스는 지식교양 웹툰 스타트업 ‘노틸러스’, 모바일 게임 개발사 ‘브이에이게임즈’, 핵심인재 채용 지원 HR 기업 ‘탤런트리’ 등에도 투자했다.

카카오벤처스는 투자가 위축된 올해 시장 상황에서 ‘좋은 팀 발굴’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 지표 관리 능력 등을 갖췄는지도 눈여겨봤다.

카카오벤처스 장원열 수석팀장은 “초기 단계에서 시장 상황이 어렵다고 기조가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 카카오벤처스는 '좋은 팀에 투자한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라면서도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더 눈여겨보는 요소가 있다면 실행력, 현실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 지표 관리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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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수석팀장은 “투자가 넉넉하게 이뤄지고 지표를 만들 시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실행력이 중요해졌다. 또 비즈니스 모델이 현실성있고, 실질적인 것을 만들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가로 마케팅 등 지표를 좀 더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는지를 볼 것 같다. ab테스트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을 내거나,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팀을 찾아야 하기에 지표적인 측면에서 관리가 잘되고, 능수능란한 팀에 투자가 이어지는 경우가 조금 더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