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로 늘어나는 SW 수업…교원 확보가 최대 관건

[이슈진단+]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목적 공교육 개편

컴퓨팅입력 :2022/09/12 11:19    수정: 2022/09/13 17:02

김윤희, 남혁우 기자

정부가 공교육 내 소프트웨어(SW) 수업 확대로 SW 개발자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도모하고 있지만, 교원 확보의 문제가 정책의 큰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SW 인재를 키워내기에 앞서 내실있게 SW 교원 양성 방안이 시급해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발표한 '디지털 인재 양성 종합방안' 이행 계획에서 2026년까지 수준별 디지털 분야 인재 총 100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새 정부 국정과제로서다.

공교육 내 SW 수업 확대는 이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교육부는 오는 2025년부터 적용될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중등 교육과정을 손본다. 현재 초등학교 17시간, 중학교 34시간인 정보 수업 최소 편성 시수를 두 배씩 늘리겠다고 예고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SW 시수 51→102시간…"중등 교사 일부 증원 계획"

SW 공교육 확대는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안이다. 현재 공교육 시수 중 SW 비중은 0.4% 수준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정보 수업 필수 시수는 51시간에서 102시간으로 늘어나게 된다. 수백 시간 이상을 편성하거나, 대학 입학 과정에 SW 교육을 연계하는 등 해외 사례를 고려하면 그마저도 부족하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그럼에도 정해진 시수 내에서 특정 수업 비중을 늘리기 어려운 만큼, 중요한 진전이란 평가다.

정부는 '필수' 시수 증가를 교육 현장의 기틀 마련이라고 설명한다.

정보교육 활성화 로드맵

정부는 SW 수업 확대에 필요한 교원 확충 방안을 포함시켰다. 초등교육 교원의 경우 교대의 커리큘럼을 변경해 대응하고, 중등 교원의 경우 2024년부터 2027년까지의 '중기교원수급계획'에 SW 수업을 위해 필요한 교원 정원을 반영해 증원한다는 계획이다.

채홍준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장은 디지털 인재 양성 종합방안 정책 브리핑에서 "사범대학과 교직 과정, 교육 대학원으로 나눠보면 사대는 대학 총 정원과 결부되기 때문에 협의를 진행 중이고, 교직과정과 교육대학원은 양성기관 및 시·도 교육청과 증원 방안에 대한 실무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직 자격이 없는 민간인에 대한 개방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상범 교육부 미래교육전략팀장은 "학교, 학급 수를 고려하면 수업 시수가 두 배로 늘어난다 해서 교원 수요가 두 배로 증가하는 건 아니다"라며 "중등 정보교원 자격 발급 현황을 보면, 연 평균 한 431명이 자격증을 발급받고, 매년 170여명이 임용고시를 통해 교원으로 임용되는 등 충분한 양성이 이뤄지고 있다"고 첨언했다.

■"업계 인력 활용 시 양적·질적 SW 교원 수급에 도움"

정부의 교원 양성 자신감에 반대 입장도 존재한다.

작년 12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발간한 '지속 가능한 초·중등 정보(SW·AI) 교육을 위한 정책 진단' 보고서는 "빠른 트렌드 변화를 보이는 정보교육 특성상 예비 교사의 역량을 기르는 프로그램과 교원양성대학 지원 확대가 필요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2018년 만들어진 초등 교원 대상 정보 역량 양성 프로그램 'SWEET'가 2021년 다른 성격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바뀌고, 일부 6개 대학만을 대상으로 하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예비교사의 정보 역량 강화를 위한 주요 정책(출처=SPRi)

초등 교사의 SW 교육 역량에도 우려 요소가 있다. 보고서는 초등 교사 임용 시험이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역량을 평가하지만, 정보 교육 관련 내용은 매우 미미하게 출제된다고 짚었다.

SW 수업 교원을 교직 자격 보유자로 제한하는 점에도 우려가 제기된다. 교사는 당장 더 필요해지는데, 교원양성기관의 교사 배출 규모를 단기간에 늘리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비교사 인력을 교원으로 수용하면 더 유연하게 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SW 학계 관계자는 "현업 개발자들의 높은 처우를 고려하면 이들을 교원으로 확보하려 하는 건 비현실적이지만 방과 후 학습 교사 중 SW 업계 출신인 경우도 많고, 전체 인력 규모가 적지 않다"며 "이들이 정규직 교사와 공동 수업 등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SW 공교육에 투입되면 교원 수급이 더 현실적으로 준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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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SW 수업이 단순히 필수 시수만 채우는 식이 아니라,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한 적극적인 교육으로 이뤄지려면 정보 과목 담당 장학사의 인식 제고 방안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일선 학교의 교육 방식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 것이 장학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강민 SW산업협회 산업지원실 실장은 "SW 수업 확대는 필요한 정책이고,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교원 확보가 우려된다"며 "기업 인력을 활용하거나, 온라인 교육을 통한 교원 역량 강화하는 등 우려 해소 방안을 여러 방면으로 정부에 제안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