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드론을 날릴 수 있는 비행장을 갖춘 스타트업. 즐겁게 일하는 것을 선호한 MZ세대를 유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AI 자율비행 드론 솔루션 스타트업 니어스랩(대표 최재혁)이 사내에 드론 비행장을 갖춘 이유는 자율비행 솔루션의 완성도를 점검하는 실험장을 회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갖추기 위해서다.
■ 산업안전 점검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니어스랩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출신 최재혁 대표와 정영석 CTO가 2015년 창업한 8년차 AI 자율비행 스타트업이다. AI 자율비행 시스템을 적용한 드론으로 주요 시설물 안전을 점검하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드론이 시설물에 접근해 촬영하며 이미지 딥러닝으로 안전 문제와 결함을 찾아낸다. 안전을 점검하기 위해 작업자의 안전을 담보로 하는 산업 현장의 역설을 해결한다는 목표다.
높은 시설물에 직접 올라가 점검해야 하는 풍력발전 분야는 니어스랩의 주요 시장이다. 이 회사의 자율비행 드론은 2019년 4월 영광 풍력발전 단지 터빈 안전점검을 시작으로 국내 풍력발전 단지 60%의 안전 점검을 수행했다.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지멘스 가메스, 베스타스, GE 등 세계 3대 풍력발전기 터빈 제조사와 제휴 관계를 만들며 재생에너지 사용이 활성화된 유럽과 북미지역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런 역량을 인정받아 올해 4월엔 IMM인베스트먼트, NH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니어스랩의 누적 투자는 300억원으로 국내 드론 스타트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같은 성과를 내기 위해 니어스랩은 기술 개발 외에도, 조직의 다양성을 북돋고 성장을 지원하는 문화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현재 니어스랩에 탑승합 크루, 즉 구성원은 80명 정도다. 연구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사업이 성숙하면서 국내 및 해외사업, 전략, 마케팅으로 확대됐다. 개발 조직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머신러닝, 항공로보틱스 등 다양한 직무의 인재들이 포진했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채용한 현지인도 있다.
■ 다른 출신∙직무의 크루만 80명…다르지만 하나의 팀
출신도 제각각이다. 초기에는 항공우주공학 전공자가 많았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전투기 조종사, 방위산업체, 벤처캐피털, 패션 기업 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니어스랩에 합류했다. 니어스랩은 자사 조직을 이렇게 다양한 직무의 인원이 뭉친 '다문화 사회'라고 한다
서로 배경이 다르지만 하나의 팀으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니어스랩의 강점이라는 것. 그래서 니어스랩의 핵심 가치 중 하나가 '팀워크'이다. 니어스랩이 말하는 팀워크는 서로 기량과 포지션이 다른 선수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경기에 임하는 것과 같다는 설명한다.
이러한 팀워크를 만들기 위해 니어스랩의 사내 메신저 슬랙에는 구성원들끼리 만든 다양한 채널들이 존재한다. 재밌는 것을 공유하는 '#fun'부터 근처 맛집을 공유하고 식사 모임을 갖는 '#nichelin-guide', 사내 중고장터 '#nearth-market' 등 다양한 채널들에서 업무 외 소통을 나눈다. 하루 한 번 채식을 하고 비건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도 있다. 니어스랩의 사업이 친환경과 관련 있으니 친환경을 실천하자는 모임도 만들어졌다.
■ 원팀 이루려면 성장이 필수
니어스랩 크루들은 회사와 서로의 성장을 위해 자발적으로 스터디를 꾸렸다. 항공우주실 크루가 자율비행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SW 개발자들과 스터디를 꾸려 공부하고 사업 개발에도 참여하는 식이다. 회사도 적극 지원한다. 모든 세미나와 스터디는 근무시간으로 인정해주며, 사업과 관련한 학회나 컨퍼런스, 워크샵 참여도 장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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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어스랩은 크루들이 탁월한 역량을 갖춘 전문가라는 사실을 믿고, 이들이 개진한 의견을 경영에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규모가 커질수록 조직 운영이 보수화되기 쉽다는 문제를 경계해서다. 기업 문화와 경영에 대한 논의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자연스런 구조를 만들어 회사의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다.
최재혁 대표는 "올해 초 직원들에게 니어스랩이 지향해야할 가치를 묻는 질문에 '크고 확실한 성장이 가능한 조직'을 꼽았다"라며 "회사는 작년대비 200%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그 안에서 크루들 역시 역량과 커리어가 성장한다는 데 가치를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