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직장’ 개념이 흐릿해진 요즘, 이제 회사 업무는 단순 생계수단을 넘어 개개인 경력을 축적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커리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커리어리’는 이런 추세에 맞춰 재작년 2월 출시됐다. 2015년 출범한 스타트업 퍼블리가 운영 중인 이 서비스의 누적 가입자수는 벌써 20만 명을 넘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에서 커리어리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김광종 리더를 만났다. 김광종 리더는 1992년생으로, 비교적 어린 나이에 사업팀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를 수석 졸업한 그는 대학원을 중퇴한 후, 진로를 고민하던 찰나 퍼블리에 합류했다. 현재 김 리더는 퍼블리에서 최연소 리더다.
김 리더는 흔히 말하는 ‘고스펙’을 지녔다. 다양한 선택지 중 갓 설립한 스타트업을 첫 직장으로 택한 이유를 조심스레 물었다. 그는 “입사 전 박소령 퍼블리 대표 인터뷰 기사를 접했고, 이곳이라면 내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답했다.
김 리더는 취업 준비 당시 많은 양의 책을 읽으며 단기간 여러 정보를 수집했다. 이때 글이나 콘텐츠를 읽고 보는 일이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많은 사람들이 양질의 내용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 창구를 만든다면,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래서 퍼블리였다. 군 제대 후, 그는 퍼블리 인턴사원이 됐다.
Q. 평소 스타트업, 창업에 관심이 있었나요.
“전혀 없었어요. 공대생들이 걷는 전형적인 길을 모색했죠.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이후 연구원으로 활동하려 했어요.”
Q.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실현했나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웃음) 어려운 일이지만, 그 방향은 잃지 않고 있어요.”
Q. 스타트업을 택한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애초에 성공하거나 큰돈을 벌기보다, 스스로 중요시하는 과제를 해결하는 데 우선순위를 뒀어요. 입사 초기 사내 주니어 대비 시니어가 많아, 타이트하게 훈련받았어요. 덕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죠. 스타트업엔 재미, 안정이 공존할 수 없단 점을 배우기도 했어요. 만족스러워요. 물론 책임과 부담도 늘었지만. (웃음)"
Q: 사업리더로서 주 업무는 무엇인가요
“커리어리는 크게 제품, 마케팅, 그리고 커뮤니티 조직으로 나뉩니다. 개별 부서 간 연계, 방향 설정, 서비스 고안 등을 맡고 있죠. 쉽게 말해 분야별로 흩어진 아이디어를 한데 모아 조율하는 역할입니다."
그간 국내 채용 시장 관문을 통과하려면, 자기소개서와 필기시험 혹은 면접, 그리고 최종 합격이란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일본식 종신 고용 방식으로, 한 회사에서 충분히 훈련받아 장기간 근무하는 체제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바로 성과를 요구하는 미국식 수시 채용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대기업에서는 ‘100%’ 공개채용으로 신입사원을 뽑았다.
채용 관련 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지난해 대기업 직원 10명 중 6명은 경력직이며 재작년 기준 신입 10명 중 8명가량이 1년 내 이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 취업준비생 62%는 ‘첫 직장에서 정년을 바라지 않는다’고 답했다.
Q. 최근 업계 내 이직이 잦아진 만큼, 커리어리 이용 수요도 늘어날 것 같은데요.
“예전엔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하는 게 미덕처럼 여겨졌는데, 이젠 아니예요. 이직이 일상이 된 거죠. 사람들은 주변 영향을 많이 받아요. 앞으로 이직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식될 것입니다. 국내 여러 기업들도 이제 우수 인력을 직접 찾고, 관리해 나가야 해요.
미국에서 인재관계관리(TRM) 시스템에 힘을 주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개개인도 마찬가지예요. 경력에 도움이 되는 부업이나 멘토링,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야 합니다. 커리어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에요.“
Q: 가입자 20만명을 넘었는데, 커리어리 특장점을 꼽자면 무엇인가요.
“주 이용층인 개발자들에게 만족도를 물었어요.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 같은 유수 기업 내 개발문화와 최근 화두에 오른 주제, 관심 정보 등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고 공통으로 답했습니다. 개발자들의 네트워크망 형성에 일조한다는 점에서 저 역시 만족하고 있어요.”
Q: 개발자 외 타깃으로 한 이용자 직군은 무엇인가요.
“IT 회사 중심이다 보니 기획자, 마케터, 디자이너에게도 무게를 두고 있어요. 투자자도 있죠.”
Q: 커리어리 리더가 보는 '커리어'란 무엇인가요.
"이직의 일반화는 꾸준한 노력을 수반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성장을 위한 역량 강화를 계속 이어가는 거죠. 취업하기 전 쏟아낸 열정, 시간, 돈, 노력 등을 지속하는 게 곧 '커리어'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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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책임 리더로서 지향점은 어떻게 되나요.
"이용자들이 필요로한 기능을 적기에 서비스하거나, '유니콘'에 등극하는 등 비어있는 영역을 채우고 싶어요. 커리어리 안에서 수많은 기회가 오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