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품는 큐텐…국내 이커머스 시장 영향 있을까

"이해관계 잘 맞아...큐텐 한국 진출 가능성↑"...업계 영향은 "글쎄"

유통입력 :2022/08/26 19:05    수정: 2024/01/19 15:52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 업체 큐텐이 티몬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이버·쿠팡·SSG닷컴 등 3강체제로 자리잡힌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두고, 국내 진출을 노리는 큐텐과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던 티몬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큐텐이 운영하고 있는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도 티몬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 판도를 뒤흔들만한 영향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보인다. 

큐텐은 지마켓 창업자 구영배 씨와 이베이가 합작해 2010년 설립된 회사다. 국내에서는 해외직구몰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큐텐 거래액은 7천억원으로 추정된다.

큐텐 로고

■ 큐텐, 티몬·인터파크 인수 추진…국내 시장 진출 가능성↑

26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지분 교환 방식으로 티몬 경영권은 인수하기로 최근 티몬 대주주들과 합의, 다음 주 중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방식은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티몬 지분 81.74%와 큐텐 또는 큐텐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나머지 티몬 지분은 PSA컨소시엄(티몬글로벌)이 보유하고 있다.

앵커PE와 KKR은 티몬 지분을 큐텐에 전달하고, 큐익스프레스가 발행한 신주를 받는다. 부족한 부분은 큐텐이 현금으로 충당하는 방식이다. 다만 정확한 거래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큐텐은 2010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이커머스 기업으로 현재 싱가포르를 비롯해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 중이다. 큐텐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 거래액은 7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분 교환 대상인 큐익스프레스는 2020년 매출 1천500억원 규모로,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며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심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큐텐은 야놀자로부터 인터파크를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는 지난해 말 여행, 공연, 쇼핑, 도서 등 인터파크 사업 부문 지분 70%를 2천940억원에 인수했는데, 여행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이 매각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큐텐 구영배 사장

업계는 지마켓 창업자이기도 한 구영배 대표가 티몬과 인터파크 쇼핑 부문 인수를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다시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 대표가 과거 지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할 당시 최대 10년 동안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합의, 이 기간이 끝나면서 구 대표가 한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인수 관련 큐텐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티몬 관계자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모른다”고 답했다.

■ 업계 “티몬-큐텐 이해관계 잘 맞아…시장 판도 변화는 ‘글쎄’”

(사진=이미지투데이)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두고, 티몬과 큐텐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거래라면서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큐텐의 경우 티몬이 가진 시장 점유율을 통해 국내 사업에 진출할 수 있고, 티몬은 매출은 줄고 영업적자는 커지는 상황에서 성장 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티몬 매출은 전년 대비 14.7% 줄어든 1천290억원,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20.4% 증가한 760억원을 기록했다.

티몬은 큐텐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활용, 부족한 물류 인프라를 메꿀 수도 있다.

다만 업계는 이미 네이버와 쿠팡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이번 인수로 지각 변동이 생기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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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큐텐은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 티몬은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면서도 “티몬의 점유율이 높지도 않고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큐텐의 직구 서비스 관련해서는 한국에서 아마존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할 정도로 비슷한 서비스가 많아 시너지 기대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유통 업계 관계자는 “인수만으로 큰 시장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수 후 타임딜, 직구 등 양사의 정체성을 살린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