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병 미세플라스틱 쓰레기가 조개 번식 막는다

안전성평가연구소, "미세플라스틱 노출이 수산물 번식에 악영향 미쳐"

음료수 용기 등에 많이 쓰이는 PET가 미세플라스틱 쓰레기가 돼 해양 수산물의 생식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안전성평가연구소(KIT)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홍합과 조개류인 지중해담치를 미세한 섬유 형태 PET에 노출한 결과, 여성호르몬 에스트라디오(E2)과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T) 수치가 감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생식소 발달 단계 지연과 생식소 지수 감소로 이어져 지중해담치 번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KIT 환경독성연구센터 연구팀은 최근 해양 생태계에서 빈번하게 발견되는 섬유 형태의 PET 플라스틱을 이용, 100㎛ 크기로 미세플라스틱을 제조했다. 이어 지중해담치에 환경 농도인 0.0005㎎/L을 비롯해 0.1, 1, 10, 100㎎/L의 농도로 각각 32일 간 노출 시킨 뒤 나타나는 독성 영향을 연구했다. 

PET 미세섬유에 노출된 지중해담치의 혈구에선 세포 면역 매개변수인 세포 사멸 및 DNA 손상이 관찰됐다. 지중해담치의 소화기관과 아가미 조직에선 항산화 효소와 신경독성 관련 효소 활성이 증가했다. 이를 통해 산화 스트레스, 염증 등 손상된 세포 및 조직에서 신경학적 영향이 유발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PET 미세섬유 노출로 인한 지중해담치의 독성 영향 모식도 (자료=KIT)

낮은 농도의 PET 미세 섬유라도 장기간 노출되면 생식 기능과 신경독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해양 수산물의 서식을 저해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사람이 즐겨 먹는 지중해담치를 통해 실제 해양 환경 및 생물체 영얀 단계 전이로 인한 미세플라스틱의 잠재적 위험을 인지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박준우 KIT 환경독성영향센터장은 "이 연구는 인간이 섭취하는 해양수산물을 대상으로 수행해 미세플라스틱 인체 노출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양식을 하는 담치에 미치는 생식 및 발달 영향을 평가함으로써 기타 수산물의 해양양식업 관리, 보호에도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