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고공행진 중인 물가 탓에 올 추석 차례상 비용도 작년보다 10% 가까이 뛰면서 전통시장은 30만원, 대형마트는 40만원 넘게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추석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차례상 품목 구입 비용(4인 가족 기준)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통시장은 지난해보다 2만6500원(9.7%) 오른 30만1000원이 필요하다.
대형마트는 작년보다 2만4600원(6.4%) 오른 40만8420원이 들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를 이용할 때 비용 차이는 10만7420원으로, 전통시장이 35.6% 더 저렴했다.
품목별로는 쌀과 밤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의 가격이 인상됐다. 대부분의 품목이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최근 중부지역을 강타한 폭우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보였다.
채소류 중 애호박은 지난해 전통시장에서 1000원 하던 것이 올해는 3000원으로 무려 3배가량 뛰었다. 배추는 1포기에 1만원하며 3000원가량 올랐다. 다른 채소류 역시 길었던 장마와 폭염, 기록적 폭우 등 기상 악재 영향으로 작년 대비 평균 50%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핵심 성수품인 과일류는 길었던 장마로 과실이 갈라지는 '열과 현상' 등의 피해와 일조량 부족으로 당도가 낮아지는 등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공급량이 줄며 가격이 올랐다. 그나마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는 없어 폭발적인 가격 상승은 없는 상황이다.
예년보다 보름가량 추석이 빨라 햇사과(홍로)와 햇배(신고)가 본격 출하하지 않은 것은 가격 변수로 작용한다.
국제 곡물시장 불안으로 밀과 팜유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소면과 밀가루, 기름을 많이 쓰는 약과와 산자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다. 전통시장 기준 숙주(50%), 시금치(33%), 고사리(20%) 등 나물류 가격 상승도 만만치 않다.
견과류 중에서는 밤은 생산량이 증가하며 가격이 30% 하락했고, 햅쌀과 쌀을 원료로 하는 송편(16.7%)과 시루떡(13.3%) 등 떡류도 가격이 떨어졌다.
한국물가정보는 작년 대비 가격이 내린 쌀과 밤이 아니었다면 전체 비용은 10% 정도가 아닌 더 높은 상승률을 보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예년보다 이른 추석으로 아직 햇상품이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전이라 변수가 많다"며 "현재 육류를 제외한 채소, 과일 등 대부분의 제수용품들이 폭염과 폭우의 영향으로 품질은 낮지만 가격은 높게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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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원은 "좋은 품질의 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려면 최대한 추석에 가까운 날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