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TV 수요 둔화로 인해 글로벌 TV 시장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 상반기 출하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 상반기 50.1%를 기록했던 양사의 합산 점유율은 올 상반기 50% 밑으로 내려갔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TV 출하량은 올 상반기 1천948만대로 작년 상반기 출하량(2천103만대) 보다 155만대(7.3%포인트) 줄어들었다. LG전자의 TV 출하량은 올 상반기 1천135만대를 기록했으며, 이는 작년 상반기(1천356만대) 보다 약 221만대(16.2%포인트)가 줄어든 수치이다.
올 상반기 양사의 금액기준 합산 점유율은 48.9%를 기록하며, 1년 만에 50%대가 깨졌다. 작년 상반기 양사 합산 점유율(50.1%)과 비교해 1.2%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상반기 전세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1.5%로 작년 상반기(31%) 보다 0.5%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LG전자는 올 상반기 금액기준 점유율 17.4%로 작년 상반기 (19%) 보다 1.6%포인트 소폭 감소했다.
그 밖에 상반기 금액 기준 점유율은 TCL (8.7%), 하이센스(8.2%), 소니(7.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수량 기준 점유율에서는 삼성전자(21%), LG전자(12.3%), TCL(11.1%), 하이센스(9.5%), 샤오미(6.4%)가 뒤따랐다.
전세계 TV 출하량도 줄어들었다. 상반기 TV 전체 시장은 수량 기준 9천260만4천대로 전년 동기 9천910만9천대와 비교해 650만5천대(6.6%) 감소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475억달러로 전년 동기 543억달러 대비 12.5% 감소했다.
매 분기 출하량 성장세를 보이던 LG전자의 올레드 출하량도 감소했다. 상반기 LG전자의 올레드 출하량은 169만1천대로 전년 같은 기간 출하량(173만5천만대) 보다 4만4천대(2.5%)가 줄어들었다.
올해 TV 출하량이 감소세에 들어선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억눌렀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이 꺾인데다, 인플레이션, 고금리 현상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한 영향 탓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해 원재료비, 물류비, 환율 인상이 지속되면서 TV 제조사들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 7월 말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TV 사업은 코로나 이후 지난 2년간 수요 증가로 호실적을 보였지만, 팬데믹 종료와 글로벌 경제 위기로 내년까지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옴디아는 지난 7월 올해 전세계 TV 출하량 전망치를 지난 3월 2억1천163만대를 전망에서 2억879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출하량과 비교하면 474만대가 줄어든 수치다. 옴디아의 전망이 맞아 떨어진다면, 올해 TV 출하량은 2010년(2억1천만대) 이후 12년만에 가장 낮은 출하량을 기록하게 된다.
삼성·LG, 올레드·QLED·마이크로 LED 등 프리미엄 TV로 승부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반적인 수요 부진에 프리미엄 TV 공급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양사의 프리미엄 TV 출하량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2천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금액 기준 53.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달성했다. LG전자 점유율은 21.5%, 소니는 17.2%를 각각 기록했다. 삼성 TV는 QLED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1천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도 42.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전자는 40형대 올레드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81.3% 늘어났고, 70형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도 전년 대비 약 17% 성장했다. 상반기 LG전자 TV 매출 가운데 최상위 프리미엄 라인업인 올레드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33.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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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 2분기 컨콜에서 "프리미엄 TV 시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당사는 그간 쌓아온 OLED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사와 차별화된 성능을 제공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기회를 확대하고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말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수요가 불확실한 가운데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프리미엄 수요를 선정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네오 QLED 중심으로 프리미엄 판매 전략을 지속하고, 98인치 TV 판매를 본격 확대해서 90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마이크로 LED TV는 110인치 외에 89인치 등 신규 사이즈 제품을 도입해 프리미엄 신시장 개척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