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시장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앞 다퉈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균의 종류와 수(투입균수/보장균수)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만큼 제품 선택에 있어 어떤 유산균을 사용했는지, 부원료로는 어떤 것인지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인정한 유산균은 락토바실러스, 락토코커스, 비피도박테리움 등 19종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유산균 제품에 부원료로 식약처 인증 유산균에 포함되지 않은 바실러스 코아귤런스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실러스 코아귤런스(Bacillus coagulans)는 1915년 BW Hammer가 미국 ICWA 농업시험장의 응고된 우유에서 발견했는데 유산균이 아니면서 Lactic acid를 생산하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식품으로 등재되어 있으나, 건강기능식품의 프로바이오틱스로 고시된 균주는 아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부원료로 포함시킨 이유가 저비용으로 균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균이 건강기능식품 공전상에 유산균 및 비피더스균 분석법으로 분석시 유산균과 같이 검출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균수를 주요 마케팅으로 하는 유산균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균수를 늘릴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식약처는 건기식 프로바이오틱스를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균주를 지정해 그 외의 균주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아귤런스는 주원료가 아닌 부원료로 사용해 허가 될 수 있는 것은 기준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식약처가 안전성‧유효성 등을 이유로 건기식 주원료에 사용하는 미생물을 지정하는 것과도 상충한다는 주장이다.
또 코아귤런스가 함유된 제품이 국내에서 크게 히트를 치면서 저가의 인도산 코아귤런스를 사용한 저가 제품도 많이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연세대 윤성식 명예교수는 “코아귤런스는 포자형성균으로 해외에서도 주로 동물용 사료첨가제로 개발된 것이 많고, 버섯 같은 외생 포자와 달리 내생포자균은 면역 취약계층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라며 “식품에서 유래된 미생물이 아닌 균주를 프로바이오틱스로 개발해 매일 섭취하는 것은 신중히 판단하는 것이 좋다”라고 밝혔다.
또 “국내 전통발효식품에서는 코아귤런스를 찾기 어렵다. 식품으로 먹어본 적 없는 세균을 매일 100억마리 이상 섭취하는 것인데 한국인에게는 적합한 미생물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인제대 약학대학 윤현주 교수는 “코아귤런스의 기능성이 유산균에 비해 얼마나 좋은지 또는 떨어질지 모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유산균이 아닌 균의 균체수 100억개를 유산균 균체수 100억개로 오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해 보인다”라며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유산균의 프로바이오틱스 효능이 전적으로 Lactic acid로부터 나와야 하는데 세균수만 같다고 유산균이 아닌 세균이 유산균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홍보하는 것은 허위광고와 같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GRAS(식품에 유해성분이 없음을 증명하는 미국 식품의약품국 합격증) 등을 내세워 마케팅에 나서는 업체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GRAS(식품에 유해성분이 없음을 증명하는 미국 식품의약품국 합격증)는 미국FDA가 영업자가 제출한 서류를 검토해서 물질이 그 효과나 효능과는 무관하게 그냥 섭취 가능한 물질이라는 의미이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부원료로 미생물을 포함한 건기식에 대해 추가 허가를 않겠다고 각 업체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