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SW 중국 수출 금지 타격 클 듯...美, 세계 EDA 62% 차지

"중국, 미국 기반 EDA 도구 없이 IC 설계 사실상 어려워"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8/22 11:54    수정: 2022/09/21 14:11

미국 정부가 중국에 3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수출 규제를 시행하면 중국이 IC 설계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세계 공급되는 반도체 칩 생산 소프트웨어의 62%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첨단 반도체와 터빈 생산에 필요한 4가지 기술의 악의적인 군사적·상업적 사용을 막기 위한 수출 규제를 발효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3나노 이하 반도체 칩 생산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수출 규제도 포함된다. 차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EDA를 수출 통제하겠다는 의미다.

EDA 시장에서 미국 기업이 과점하고 있기에, 이번 규제가 발효될 경우 중국은 첨단 반도체 설계 기술 확보가 어렵게 된다.

2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EDA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시놉시스(32%), 케이던스(30%), 지멘스(13%) 순으로 차지하며, 3사 중 시놉시스와 케이던스가 미국 기업이다. 양사의 합산 점유율은 62%에 달한다. 이는 전세계 EDA 시장의 절반 이상을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자료=트렌드포스

세계 EDA 시장은 2020년 81억달러(약 10조6천억원)에서 2024년 136억달러(약 17조8천억원)로 연평균 13.8% 성장할 전망이다.

2019년 미국이 화웨이 제재를 시작했을 당시 미국은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시놉시스, 케이던스 등으로부터 EDA를 공급받지 못하게 했다. 하이실리콘이 칩을 개발할 수 없게 되자, 화웨이의 스마트폰 및 통신장비 제조사업은 큰 타격을 받은 바 있다.

트렌드포스는 "중국은 EDA 기술은 선두 주자지만, 기술, 매출 규모, 전반적인 영향력은 여전히 미국 EDA 산업에 비해 훨씬 뒤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아날로그 회로 설계 EDA, 평판 디스플레이 회로 설계 EDA에서는 기술이 발전돼 있지만, 디지털 회로 설계 EDA, 파운드리 EDA는 여전히 미국 보다 크게 뒤쳐져 있으며, GAA 분야는 아직 연구개발을 다루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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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중국이 현행 제재가 발효되기 전에 승인된 EDA 소프트웨어를 대량으로 구매했더라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려면 라이선스 업데이트를 위해 개발자에게 연결해야 한다"며 "이것은 미국이 효과적으로 중국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의 IC 설계는 단기적으로는 GAA EDA가 필요하지 않지만, 3~5년 내에 첨단 3나노 공정 설계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며 "미국 기반 EDA 도구가 없으면 중국 IC 설계는 초기 칩 설계에서 백엔드 시스템 설계에 이르기까지 개발상의 어려움을 겪게 되고,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