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박수형 기자>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이 케이블TV 대표자 간담회에서 “어려운 과정을 헤쳐 나가야 하는데 업계 내부의 혁신적인 노력이 적극적으로 있어야 한다”며 “그에 맞춰서 정부도 줄탁동기(啐啄同機) 심정으로 지원하는 방향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윤규 차관은 19일 제주 메종글레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블TV 업계 정책간담회에서 주요 MSO와 개별SO 대표들의 의견을 모두 청취한 뒤 새로운 정책 방향 제시를 약속하면서 업계의 자구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KCTV제주방송에서 IP 방식의 케이블TV 송출과 와이파이6E 시연을 마친 뒤 이어진 간담회는 케이블TV 업계 요청에 따라 유료방송 업계 현안과 애로사항을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 “SO, 지역 ICT 플랫폼 지향”
이날 케이블TV 대표자들은 유료방송 시장 내의 소모적인 경쟁 환경에 대한 애로와 함께 지역특화 ICT 사업을 위한 규제혁신 방안에 대한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이래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기술중립성 규제 혁신을 추진한 정부의 노력에 깊이 감사한다”며 “이 같은 정책이 결실을 맺기 위해 상품 자율성 확대, 방발기금과 세제 지원을 통한 지역채널 지원 확대, 현금성 경품 금지 등을 도입해 유료방송 선순환 구조 마련에 나서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일본의 디지털 전원도시 국가 구상 프로젝트를 살피고 왔는데, 지역 사회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대대적으로 진행하면서 케이블TV 사업자를 중요한 협력 동반자로 보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SO도 디지털 첨단기술로 영상뿐만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에 필요한 것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고, 지역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SO는 전국 모든 지역 기반을 두고 있는 유일한 플랫폼인 만큼 전국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정부 노력에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유료방송 시장 열위 극복 어려워”
케이블TV 대표자들은 IPTV 사업자들의 현금성 경품을 주된 애로사항으로 다수 제기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품으로 인한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망 투자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갇히고 있다는 것이다.
즉, 수익은 줄어드는데 지출이 늘어나는 구조에서 빚어지는 어려움을 헤아려 달라는 뜻이다.
소통의 장을 마련해달라는 건의도 이어졌다. 회사 규모와 전략에 따라 입장이 조금씩 다른 케이블TV 업계는 물론 IPTV를 운영하는 통신사를 비롯한 유료방송 전체의 고민을 아우를 수 있는 논의장을 정부에서 주재해달라는 설명이다.
또 각 SO가 지역에서 추진하는 ICT 사업에서 지역사업자 특성을 고려한 과기정통부의 지원 방안에 대한 요청이 나왔다. 전송방식에 따른 유료방송의 이분법적 인식보다 사업자 규모에 따른 정책적 접근에 대한 의견도 이어졌다. 이밖에 지역성 강화 방안으로 SO 지역채널 지원 특별법 필요성도 제시됐다.
간담회에 참여한 정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가입자 수 증대보다 가입자의 가치를 키우는 방향과 케이블TV 전송망에 대한 투자 가치를 회복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할 과제로 꼽았다.
■ “케이블TV 정책방향 재검토 필요”
박 차관은 “(케이블TV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구조적인 측면도 있고, 혁신적인 방법을 같이 생각해야 한다”며 “업력이 오래 됐고 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다 보니 정부의 역할을 달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역채널과 중소SO에 관련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하고 있다”며 “어떤 한 측면만 볼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사업과 정책을 구상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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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차관은 또 “현재 생각하고 있는 큰 틀은 OTT와 같이 규제가 없는 상태의 사업자와 경쟁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을 똑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하게라도 맞춰주는 게 맞다”며 “대가산정이나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 망 투자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케이블TV에서 주신 의견을 검토해 업계 대표들과 장관이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를 추진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