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이션 감축법, 전기차 시장에도 '칼바람'

북미서 조립된 전기차만 세제 혜택…배터리 생산지역도 엄격 제한

카테크입력 :2022/08/17 14:15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이 야심적으로 준비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본격 발효되면서 전기차 시장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했다고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전기차업체들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관심을 갖는 건 세제 혜택 관련 조항 때문이다. 이 법이 공식 발효되면서 미국 내에서 조립되지 않은 전기차들은 그 동안 받아온 세제 혜택을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됐다. 

루시드가 개발 중인 전기 SUV '그래비티' (사진=루시드 모터스)

■ "전기차 배터리, 2024년까지 북미지역 광물 50% 넘겨야"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대기업 증세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법에는 4천400억 달러 규모의 정책 집행과 3천억 달러의 재정적자 감축으로 구성된 총 7천400억 달러(910조 원) 지출 계획을 담고 있다.

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에 비해 40% 감축하기 위해 3천750억 달러를 투입하도록 했다. 

전기차 세제 혜택은 이 조항과 관련이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중고차에는 최대 4천 달러, 신차에는 7천500달러 세액 공제 혜택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혜택이 모든 차량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장 큰 변화는 전기차 조립 지역 관련 조항이다. 자동차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발효되면서 북미 시장 바깥 지역에서 조립된 전기차들은 그 동안 받아오던 세제 혜택을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됐다.

테슬라 모델3

배터리 생산 지역도 세제 혜택을 받을 때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선 북미 지역에서 채굴된 광물을 이용해서 만든 배터리를 탑재해야만 한다.

타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2024년까지는 전기차 배터리는 50% 이상 미국, 캐나다, 멕시코 지역의 부품이나 광물을 사용해야만 한다. 2028년까지는 100%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광물이나 부품, 배터리 셀을 조달하고 있는 전기차업체들은 직접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타임이 전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이 조항은 국내 자동차업체들에게도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기차 조립 지역 뿐 아니라 배터리 원료 생산 지역까지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중국을 국제 공급망에서 고립시키려는 목표를 갖고 제정된 법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 법을 통해 중국산 니켈이나 코발트에 의존하는 배터리 대신 자국 철과 광물 생산을 촉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5만5천 달러 웃도는 전기차는 세제혜택 없어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이 외에도 소득이나 전기차 가격에 따라 세제 혜택에 차등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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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과세소득이 15만 달러를 넘거나, 부부 합산 과세 소득이 3만 달러를 초과할 경우에는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전기차에 대해서도 과세 혜택을 부여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세단과 웨건은 5만5천 달러가 세제 혜택 상한선이다. 또 트럭, SUV, 밴 등은 8만 달러를 초과할 경우 세제혜택을 받지 못한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