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적자 한전…전력요금 추가 인상 물꼬 터질까

SMP 인상으로 팔수록 손해보는 역마진 구조 고착…정부, 고물가에 요금인상 신중론

디지털경제입력 :2022/08/16 17:33    수정: 2022/08/16 21:46

한국전력의 적자가 상반기에만 14조원으로 불어난 가운데, 경영 개선을 위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력도매가격(SMP)이 상승하고 있어 한전은 전력을 판매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다. 정부는 민생 물가가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어 전력 요금 인상에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한전은 지난 12일 상반기 매출액 31조9천921억원, 영업손실 14조3천3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비용은 연료가격 급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조4천233억원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7천536.6%까지 늘어나며 적자 폭을 심화했다.

한전의 이같은 대규모 영업손실은 전력을 팔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이른바 '역마진' 구조 때문이다.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로 액화천연가스(LNG)와 유연탄 가격이 상승해 한전이 전기를 사들이는 SMP도 덩달아 인상됐다. 실제 지난 4월 SMP는 사상 처음으로 202.11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지난 6월 SMP는 129.72원까지 하락했지만 7월 다시 151.85원으로 상승했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반면 한전의 전력판매단가는 지난 4월과 7월 각각 1㎾h당 6.9원, 5.0원(연료비 조정요금)을 인상했음에도 SMP에 못 미치는 금액으로 판매되고 있다. 7월 SMP 기준으로 한전은 1㎾h당 151.85원에 사들여 110.4원에 전력을 판매했다. 즉, 팔수록 41.45원씩 손해를 보는 구조다. 오는 10월 기준연료비 4.9원 인상이 예정돼 있지만 현행 SMP 추세로는 '역마진' 구조를 벗어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SMP 인상폭이 하반기부터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SMP 기준이 되는 LNG 가격은 이달 들어 전달 대비 40% 가까이 올랐다. 하반기 난방수요까지 더해지면 LNG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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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적자수렁에 빠져 있는 한전의 경영 개선을 위해 추가 대책이 필요한다는데 동의하지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력 요금 인상이 자칫 물가인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이유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6.3% 상승률을 기록하며 두달 연속 6%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기료 추가 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물가 수준이 높지만 민생이 어려워 정부가 협조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인상률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