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 이사장이 우리나라가 글로벌 감염병 위기 극복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16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코로나19 및 미래 감염병 대응·대비를 위한 국제공조의 중요성과 대한민국의 리더십’이란 주제의 연설에서 “한국은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글로벌 보건 다자협력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며 “한국이 확대된 파트너십을 통해 더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연설에서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글로벌펀드’에 대한 우리나라의 투자 확대를 거듭 요청했다. 글로벌 펀드는 에이즈·결핵·말라리아의 예방 및 치료 재원의 범세계적 조성을 위한 협력기구로 지난 2002년 설립됐다. 우리 정부는 2018년부터 집행이사회 이사국으로 활동하는 등 글로벌 펀드와 협력 관계를 지속해 오고 있다. 정부는 2017~2019년 기간동안 글로벌펀드에 1천250만 달러를 기여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억 달러의 추가 출연을 결정한 바 있다.
또 우리나라는 빌 앤 멜린다 게이츠재단과 공동으로바이오연구개발(R&D)을 위한‘글로벌헬스 기술연구기금, 일명 ‘라이트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라이트펀드는 국내 최초의민관협력 비영리 재단이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 정부와 글로벌 보건 안보 증진 및 건강 형평성 격차 해소, 중저소득 국가의 감염병 퇴치 노력 지속을 위한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하기 위해 왔다”며 “글로벌 보건위기인 지금은 재단과 한국이 긴밀한 협력을 시작할 적기”라고 말했다.
이어 “2000년 이후 유엔에서 새천년개발목표 설정해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매년 1000만 명이 사망하던 것에서 지금은 500만 명 이하로 감소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다자 글로벌 보건 이니셔티브 덕분”이라며 “이러한 성취는 우연이 아니라 글로벌 펀드 등 글로벌 다자 노력의 결과였다. 2002년 글로벌 펀드 출범 이후 4천400만 명의 생명을 구했고, 이는 한국 국민의 생명을 구한 것과 같은 수치였다. 20년간 글로벌 기금을 운영해온 것은 인류가 서로에게 해준 가장 관대한 행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미국 뉴욕 유엔에서 열릴 글로벌 펀드 재정 조달 회의와 관련해 빌 게이츠 이사장은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전 세계 힘 모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게이츠 재단 주도로 설립된 감염병혁신연합(CEPI)을 거론하면서 “CEPI는 첫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원했고, 신종 감염병 발병 이후 신속한 백신 개발을 위해 노력중이다. 한국 등 국가 협력으로 광범위한 질병 대응 백신 개발을 노력 중이다”고 소개했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대해서도 “수십억명의 아이들이 감염되는 질환의 백신을 개발·제공하고도 있다. GAVI도 수백억명의 목숨을 구했다. 이러한 다자 보건기구 덕분에 큰 영향력을 인류가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팬데믹은 감염이 발생사면 순식간에 번질 수 있다. 국경을 넘어 퍼지는 화재와 같다. 경제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많은 부분으로 이어져 한 지역의 번영이 쇠퇴하면 다른 지역의 성장 잠재력도 제한된다”며 팬데믹 종식을 위해 3천명의 인원을 구성해 감염병 추적·비상시 대응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빌 게이츠 이사장은 글로벌 펀드 투자 필요을 거듭 강조하며 “한국은 선도적 역할을 맡을 적임자다. 한국 과학기술을 통한 글로벌 다자 협력에서 더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며 “인류를 감염병으로 구하는 일을 한국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으로 해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은 환영사를 통해 “빌 게이츠 이사장은 팬데믹 극복을 위한 노력으로, 백신 개발을 위해 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며 “국회도 감염병 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에 나서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