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재단, '메타버스 서울' 조성…"윤리 기준 핵심은 책임·안전·투명성·보호"

오는 2026년까지 완성 목표…"건전한 환경 위해 시민·기업·정부 노력해야"

컴퓨팅입력 :2022/08/12 09:39    수정: 2022/08/12 09:57

서울디지털재단(이사장 강요식)이 오는 2026년까지 실제 서울시 모습을 바탕으로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서울' 조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시민, 기업 누구나 활용 가능한 이용자 중심의 메타버스 윤리 가이드라인 수립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디지털재단과 지디넷코리아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스마트시티센터(에스플렉스센터 스마티움 8층)에서 제2회 스마티시티 서울 포럼 '메타버스 윤리 중요성과 대응방안 포럼'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서울디지털재단의 '메타버스 서울 윤리 대원칙' 연구 중간 과정이 발표됐다. 이어 이번 연구를 위한 자문위원 4인 위촉식, 메타버스 윤리 관련 강연과 토론이 이어졌다.

자문위원으로는 이승환 대구대 법학과 교수,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방준성 ETRI 선임연구원 겸 UST 교수, 배관표 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가 위촉됐다. 이들은 이날 각각 법률, 정책, AI, 게임 분야별로 메타버스 윤리에 관해 발표했다.

서울디지털재단과 지디넷코리아가 11일 메타버스 윤리 중요성과 대응방안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자문위원 4인 위촉식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이승환 대구대 법학과 교수,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대학원 교수,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 방준성 ETRI 선임연구원 겸 UST 교수, 배관표 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 (사진=지디넷코리아)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매번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윤리 문제가 따라온다. 디지털 성범죄 등 새로운 문제 대응, 법 제정 등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서울시는 메타버스 윤리에 관한 논의를 이끌고, 그 가이드라인을 선도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2026년 '메타버스 서울' 완성...건전한 이용 위한 '메타버스 윤리 대원칙' 필요성 화두

이지영 서울디지털재단 메타버스팀 선임은 '메타버스 서울 윤리 대원칙' 연구 과정을 소개했다. 서울디지털재단은 2026년까지 실제 서울시 모습을 바탕으로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서울'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서울디지털재단은 건전한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 문화를 위한 '메타버스 윤리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중이다. 현재까지 존중, 사회의 공공성, 현실 연결 이라는 3대 기본 원칙과 책임성, 안전성, 투명성, 보호 4대 핵심 요건을 마련했다.

이 선임은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급격한 디지털 사회 변화 속도를 기존 윤리 의식이 따라가지 못하는 '윤리 공백'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 기업 누구나 활용 가능한 이용자 중심 메타버스 윤리 가이드라인을 확립할 것"이라며 "윤리 행동강령, 아바타, 구성 공간, 상담환경, 보호, 부적절한 행위 차단 6개 분야에서 실제 적용 가능한 기준을 내놓겠다"고 설명했다.

이지영 서울디지털재단 메타버스팀 선임이 메타버스 서울 윤리 대원칙 연구 과정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메타버스는 거의 모든 법제와 연관...자율 규제 중요"

법률 분야 자문을 맡은 이승환 대구대 법학과 교수는 "메타버스는 지적재산권, 개인정보보호법, 민법, 형사법, 금융 관련된 법 등 현실 세계에 있는 거의 모든 법제와 관련있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특히 그는 형사법, 지적재사권 쟁점을 향한 사회적 관심이 크다고 짚었다.

최근 메타버스에서는 아바타간 성희롱, 성추행 등 문제가 거론됐다. 이 교수는 "현행 법 체계에서는 처벌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형사 범죄 대상으로 사람이 특정되야 하는데, 메타버스 아바타를 그 대상으로 볼 수 있을지 의견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법 안에서 메타버스 관련 기본법 제정은 필요하지만, 자율 규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령은 큰 그림을 그려주고, 플랫폼 사업자들이 만나 윤리를 논의하고, 상호 감시하는 형태를 생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승환 대구대 법학과 교수가 메타버스 윤리 관련 법률 쟁점을 강연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지적재산권 보호 VS 산업 육성 균형점 고민해야"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메타버스에서 불거지는 지적재산권 문제에 집중했다.

그는 상표권 논쟁을 설명하며 최근 맥도날드가 출원한 메타버스 상표 10건을 예로 들었다. 김 교수는 "만약 상표가 등록되면, 메타버스에서 맥도날드와 관련된 것은 모두 라이센스를 허락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버거킹, 쉑쉑 버거 등 다른 기업도 상표권을 등록했을 때 메타버스에서는 햄버거 가게 없는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비유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지적재산권 보호와 산업 육성 중 균형점을 고민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메타버스에서 등록상표의 확장이 자칫 가상공간에서 상표 사용을 억제해 메타버스, NFT 등 이제 막 시작하는 산업을 억제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가 메타버스 관련 지적재산권 쟁점과 과제를 강연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실제 적용하려면 '프로그래머블 윤리' 필요

AI분야 자문위원으로 나선 방준성 UST 교수는 메타버스 윤리를 프로그램화해 자동으로 감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인터넷 채팅방의 욕설을 일일이 감시할 수 없듯이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윤리를 프로그램에 적용하면, 채팅방 욕설 주의 문구처럼 메타버스에서 일어난 비윤리적 행동에 주의 표시가 따를 수 있다. 방 교수는 이런 식으로 메타버스에서 아바타의 행동에 윤리 기준을 적용할 때 "맥락과 상황에 따라 행위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메타버스 윤리 기준을 마련할 때는 다양성, 포용성, 접근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체 특성, 사회 경제적 위치와 상관 없이 메타버스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준성 ETRI 선임연구원 겸 UST 교수가 메타버스를 위한 프로그래머블 윤리에 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자율규제 전제는 '신뢰'에 기반해야

게임 분야 자문을 맡은 배관표 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는 모든 문제를 법으로 강제할 수 없는 만큼, 윤리 기준에 따른 자율 규제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자율 규제를 위해 메타버스 이용자간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확률형 아이템 ('뽑기'처럼 무작위로 아이템이 나오는 것)'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 교수는 "게임 기구 등이 자율 관리한다고 해도 이용자들의 신뢰가 없기 때문에 법 얘기가 지속되는 것"이라며 "(신뢰 높은 자율 규제를 위해) 항상 투명성이 첫번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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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교수는 메타버스 윤리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때 시민, 전문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 충분한 논의, 수정 가능성,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배관표 (오른쪽 첫번째) 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가 메타버스 윤리에 관해 말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스마트시티 서울 포럼은 스마트시티, 디지털 기술 분야에 관심 있는 시민, 관련 분야 임직원,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 간 네트워킹을 위한 장으로 AI, 메타버스, 디지털포용 등 매달 다른 주제로 정기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