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이 "우리도 대체불가토큰(NFT)를 해야 한다"고 지시하면, 실무진이 비슷하게 따라할 만한 사례를 찾아서 보고하고 그대로 NFT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10년 전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 "모바일을 해야 한다"고 난리치던 때와 비슷하다. 모바일도, 메타버스도 기술의 이름이다. 사업이 아닌, 어떤 기술을 하고 싶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회사 방향성과 맞지 않는 사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는 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개최된 '어돕션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탈중앙화된 형태의 '웹3'가 부상할 것이란 전망을 참고해 많은 기업들이 NFT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탈중앙화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숙고 없이 시장에 진출해 머지 않아 실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웹3에 익숙한 소비자가 거의 없다시피 한 현재 이런 방식은 사업적으로 성공을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준우 대표는 "웹3에서는 사업 모델과 기술이 탈중앙화돼 있고, 이용자도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닌, 커뮤니티 참여자로 존재해야 한다"며 "사업 모델은 중앙화돼 있고 이용자도 소비자로서 존재하는데 NFT를 내면 탈중앙화된 도구가 의미 없어지고, 기업은 사업이 실패해 청산하게 되는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탈중앙화를 접목해 성공을 거둔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김 대표는 M2E(Move-to-Earn) 서비스인 '캐시워크'와 '스테픈'을 비교 분석했다. 한정적 생태계에서 운영되는 캐시워크와 달리, 스테픈의 경우 다양한 프로젝트가 구동되는 '솔라나' 메인넷에서 운영되면서 이용자가 스테이킹 등 다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봤다.
이처럼 NFT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이용자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게 아니라 이용자 집단의 수요 충족을 지원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일단 NFT를 발행해놓고, NFT 소유자들을 중심으로 한 탈중앙화자율조직(DAO)이 뭘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하는 방식은 직원들에게 "창업자가 돼라"고 주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탈중앙화는 '바텀 업(Bottom-up)' 방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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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기업은 사업 목적으로 추구하던 것 중에 탈중앙화 방식으로 더 잘해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웹3에 뛰어드는 방식이 적절하고, 탈중앙화된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DAO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작년 암호화폐 시장이 호황을 맞은 이유는 사람들이 디파이가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NFT 프로젝트 중 성공 사례가 나오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라며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서비스 모델이 탈중앙화된 형태라는 것이 확인된 순간 추종 집단이 생겨나고 사업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