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도 뛰어든 가정용 로봇 시장 경쟁 뜨겁다

LG전자, 다이슨 등 글로벌 기업 '로봇' 집중...기술·가격이 상용화 과제

홈&모바일입력 :2022/08/09 16:13

가전 기업의 로봇 사업 확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로봇은 사람이 하기 어렵거나 귀찮은 일을 대신한다는 점에서, 가전의 미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다이슨, 아마존 등 국내외 굵직한 기업들은 로봇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미래 가정용 로봇 시장을 준비하는 중이다.

■ 글로벌 가전 기술 기업, 로봇에 통 큰 투자

최근 아마존은 로봇청소기 '룸바'로 유명한 아이로봇(iRobot)을 17억 달러(2조 2천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을 종합하면, 아마존은 아이로봇 주주 승인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의 빅테크 반독점 규제를 넘으면 아이로봇을 인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이로봇은 미국 가정용 청소 로봇 시장의 약 75%를 점유하고 있다. 1990년에 MIT 연구원들이 차린 군사용 로봇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2002년부터 가정용 청소 로봇 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해왔다.

아마존이 인수한다고 발표한 아이로봇 로봇청소기 룸바 (사진=아마존 홈페이지 갈무리)

이번 아마존의 인수를 두고 가디언은 "소비자용 로봇 시장에서 큰 발판을 마련했다"고 ABI리서치를 인용해 평가했다. 아마존은 이번 인수를 결정하며 가정에서 로봇 활용을 확대하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데이브드 림프 아마존 전자기기 수석 부사장은 "청소하는 방법을 바꾼 아이로봇의 능력에 집중해 제품을 발명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지난 5월 로봇 시제품 일부를 공개하고 신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다이슨이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사람의 손처럼 생긴 로봇이 유리 그릇과 세제 병을 나르고, 인형을 집어 상자에 넣는가 하면, 손 끝에 청소기 헤드를 장착하고 천 소파에 다가간다.

다이슨이 개발 중인 가사 노동 돕는 로봇 시제품 일부를 공개한다. (사진=다이슨코리아)

당시 다이슨은 미국 국제로봇학술대회 'ICRA 2022'에 참여해 "가사 및 기타 노동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자율 장치 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이슨은 지난해 발표한 4조 3천500억원 규모 신기술 개발·시설 투자 5개년 계획 중 핵심 사업 분야 중 하나로 로보틱스를 점찍었다.

올해 컴퓨터 비전, 머신러닝, 센서, 메카트로닉스 등 로봇 관련 인력 약 250명을 채용했다. 향후 5년간 700명 이상 로보틱스 전문가를 충원할 계획이다.

다이슨코리아 측은 "'남들이 간과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다이슨 철학'에 따라 로봇 역시 일상 생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미래 가전은 로봇...LG전자, 서비스 로봇 상용화 선도

국내 가전 기업 중엔 LG전자가 일찍이 서비스 로봇 '클로이(CLOi)'로 신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국내외 기업 중에서도 빠른 속도로 로봇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여러 가전의 기능이 섞인 미래 형태가 로봇'이라는 철학 아래 안내·서빙·방역 로봇을 연이어 출시했다. 올해는 잔디깎이 로봇을 내놓고 제품 라인업을 늘리는 중이다.

한 로봇 기업 관계자는 "요즘 많이 늘어난 서빙로봇처럼, 사람이 반복하기 힘들거나 귀찮은 일에 로봇의 수요가 있다"며 "설거지, 청소, 빨래 등 집안 일은 같은 이유로 수요가 있으면서, 기술적으로도 미래에는 로봇 투입이 가능한 분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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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출시한 한국형 잔디깎이 로봇 (사진=LG전자)

■ 가정용 로봇 상용화...기술·가격 걸림돌 많아

하지만 가정용 로봇은 기술 발전과 높은 가격 때문에 상용화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금까지 로봇은 청소기 형태로만 집 안에 들어오는 데 그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결과, 일상과 밀접한 서비스 로봇의 지난해 전세계 출하량은 전년 보다 25% 늘어나며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로봇 유형별로 보면 로봇청소기가 약 70%로 지배적이다.

이정근 엑사로보틱스 대표는 "실질적으로 집안 일을 맡길 만큼 로봇이 고도화되려면 센서, AI 등 기술적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요즘 자주 보이는 서빙 로봇이 3천만원 정도인 만큼 가정용 로봇이 상용화까지 가격이 낮아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아직 로봇 시장은 수익이 크게 보장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