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에너지대사는 지방산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립암센터 암대사 연구팀(이호, 우상명, 장현철, 김수열 박사)은 모든 암세포가 대사 과정에서 정상세포와 달리 지방산을 사용하는 것을 실험을 통해 입증해 암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항암전략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암세포 특이적 대사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고 신규 항암제 개발의 근거를 마련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세계적 권위지 Seminars in Cancer Biology(Impact Factor 17.012) 최신호에 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암세포는 에너지 대사 과정에서 주로 포도당을 사용하는 정상세포와 달리 전적으로 지방산을 사용해 미토콘드리아에서 산소를 이용해 아데노신 삼인산(이하 ATP)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포도당이 있는 상황에서 지방산 사용을 막으면 ATP가 급격히 떨어져 암세포만 죽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마우스 암 모델을 활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총 칼로리는 동일한 칼로리 균형 식이에서 고지방 식이 조건에서의 암 성장이 저지방 식이(고탄수화물 식이) 조건에서의 성장보다 5배 더 높다는 결과를 알아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 대사의 근간인 ‘와버그 효과’(Warburg effect)와 비교되는 연구성과로 ‘킴 효과’(Kim effect)라고 명명됐다.
암대사의 근간이 되는 학설인 와버그 효과가 동화대사(작은 분자로부터 거대 분자를 합성해내는 물질대사의 과정)에만 국한된 반면 이번 연구는 암의 이화대사는 절대적으로 지방산에만 의존한다는 것을 발견해 기존의 학설과 차이가 있다.
와버그 박사가 발견한 와버그 효과는 산소가 풍부한 조건에서도 암세포가 포도당을 젖산으로 만드는 대사 경로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 된 것을 발견했다. 즉, 모든 종양은 젖산을 만드는 데 포도당을 사용하는 것을 발견해 이에 대한 공로로 193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많은 연구를 통해 포도당은 생체생성단위(Bio-building block) 물질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포도당은 암의 동화대사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영양소임을 알아냈다.
‘킴 효과’는 모든 암세포는 에너지 대사가 지방산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으로 즉, 암세포는 혈액에서 지방을 연소시켜 절대적으로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이다. 비만에 동원되는 지방은 암을 폭발적으로 증식시키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탄수화물 식이는 마우스 암 모델에서 고지방 식이와 비교해 종양 성장을 1/5로 감소시킴을 알아냈다. 이 새로운 발견은 지방 연소를 차단하는 것이 암 치료에 임상적 이점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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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주도한 김수열 박사(암분자생물학연구과 최고연구원)는 “암세포 대사가 정상세포와 다른 기전임을 증명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방 연소를 차단하는 것이 암 치료에 임상적 이점이 있음을 시사해 기존 항암 치료법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임상적용이 가능하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 성과가 지방 대사를 조절하는 새로운 항암제 및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팀은 췌장암을 대상으로 지방산 산화를 억제하는 항암전략에 대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또한, 오는 9월 5일 미국에서 개최되는 키스톤 심포지아(Keystone Symposia)에 구연 발표자로 초청받아 이번 연구 성과 및 임상연구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