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들이 한글자막 적용 콘텐츠를 늘려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OTT 플랫폼들은 장애인들의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없앤다는 배리어프리의 일환으로 한글자막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오리지널시리즈를 위주로 한글자막을 서비스 중이다.
한글자막은 일반 한글자막과 폐쇄형자막으로 나뉜다. 이 중 폐쇄형자막은 콘텐츠 내 모든 소리를 자막으로 보여준다. 영상 속 배경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은 폐쇄형자막을 통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어 콘텐츠를 더 수월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국내 OTT들도 지난해부터 한글자막 늘려
국내 OTT들은 지난해부터 한글자막 서비스를 늘려나가고 있다. 웨이브의 경우 한글자막을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웨이브는 올해 상반기에만 원더우먼,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트레이서, 검은태양 등 총 12편 작품에 한글자막을 적용했다. 특히 웨이브는 오리지널시리즈뿐 아니라 인기있는 콘텐츠에도 한글자막을 적용 중이다. 향후에는 수어·화면해설까지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티빙은 오리지널시리즈 미드나이트와 서복에 한글자막을 적용했다. 연내에는 이용자들의 서비스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폐쇄형자막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쿠팡플레이는 콘텐츠 자막 인력을 확충하고 드라마 안나를 시작으로 한글자막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한글·영어 자막을 제작하는 콘텐츠 인력을 확보하기도 했다.
왓챠는 시멘틱에러, 좋좋소 등 왓챠 오리지널 작품을 포함해 약 240여편의 콘텐츠에서 한글자막을 서비스 중이다. 지원되는 자막은 일반 한글자막과 폐쇄형자막을 혼합해 제공하고 있다.
다만 OTT 플랫폼들이 한글자막을 모든 콘텐츠에 적용하는 데는 비용·인력문제로 인해 제약이 있다. 또한 입점 콘텐츠의 경우에는 일정 계약기간을 정해두고 제공된다. 기껏 한글자막을 만들어도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OTT 플랫폼 입장에서는 제작을 꺼리게 되는 것이다. 오리지널시리즈 위주로 한글자막을 지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OTT 업계의 상황이 인력을 계속 늘려나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물론 가입자의 콘텐츠이용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한글자막을 늘려나가는 게 가야 할 길은 맞지만 일부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 정부도 OTT 한글자막 지원 움직임
한편 정부에서도 한글자막을 확대해 청각장애인들의 콘텐츠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10월 소외계층을 위한 미디어포용종합계획을 발표했다. ▲ VOD·OTT 등 비실시간 방송에 장애인방송 의무화 ▲장애인방송 의무편성비율을 현행 5%에서 선진국 수준인 7% 이상으로 선도 ▲AI 기반 아바타 수어과 같은 디지털 기술 혁신 등이 골자다.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폐쇄형자막도 계획안에 포함돼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사업자들은 방송법에 따라 규제하고 있는데 OTT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발표한 미디어포용종합계획에서는 폐쇄형자막 등에 대한 필요성을 알리고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추진해나가겠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는 향후 진행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이날 발간한 국정감사 정책자료에 따르면 청각장애인이 폐쇄형자막을 구매할 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청각장애인 중에는 폐쇄형자막이 제공되지 않는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서 자막 제작 업체에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사례들이 있는데 이 경우 바우처 등을 지급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입법조사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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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현재 동일한 콘텐츠도 OTT마다 자막을 따로 제작해 비효율성·품질 차이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OTT 사업자들 간 협력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입법조사처는 저작권 문제·후속 자막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왜곡 우려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하며, OTT 사업자들과 콘텐츠 제작사들이 적극적으로 배리어프리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