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법' 통과됐지만…보조금 확보경쟁 더 뜨겁다

FT 보도 "막대한 비용 감안하면 68조원으론 턱없이 부족"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8/02 09:10    수정: 2022/08/05 10:2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520억 달러(약 68조5천억원) 보조금 지원을 골자로 하는 미국 반도체산업 지원법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 서명 절차만 남겨 놓게 됐다.

인텔을 비롯해 많은 반도체업체들은 미국 정부의 지원 정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예산이 생각처럼 풍부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미국에서 진행 중인 모든 반도체공장 건립 계획에 대해 지원을 해주긴 힘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정된 보조금을 놓고 반도체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텔이 미국 오하이오 주에 건립할 새로운 반도체 생산 시설 조감도. (사진=인텔)

■ 인텔, 가장 활발한 행보…"미국 기업 혜택줘야" 로비도  

‘반도체 칩과 과학법’으로 명명된 이번 법의 핵심은 미국 내에 반도체 칩 생산공장이나 연구개발 시설 건립 보조금으로 520억 달러를 책정한 부분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공장이나 팹 첫해 이익에서 건설비용 25%를 세금 공제해주는 혜택도 마련돼 있다. 이 부분 지원 규모도 약 2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파격적인 혜택이긴 하지만 반도체 공장 건립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감안하면 충분한 예산은 아니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문제는 최근 미국 내에서 공장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인텔이 최대 120억 달러 보조금을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텔은 애리조나 주에 두 개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오하이오 주에 두 개 팹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TSMC 반도체 팹(사진=TSMC0

파이낸셜타임스는 인텔 외에도 TSMC와 삼성전자도 미국 반도체 보조금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TSMC는 애니조나 주에 120억 달러 규모 팹을 건설하고 있으며, 삼성 역시 텍사스에 170억 달러 규모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 공장 모두 2024년부터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반도체칩과 과학법’은 미국 기업 뿐 아니라 미국 내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해외 기업에 대해서도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미국 기업들이 자국기업 우대 로비를 강력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주무 부처인 상무부는 아직 구체적인 지원 절차나 선정 방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 미국 진출 노리는 TSMC도 많은 관심 

미국 기업 중에선 인텔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문제는 최근 인텔 상황이 녹록한 편이 못 된다는 점이다.

미국 하원이 ‘반도체 칩과 과학법’을 통과시킨 날 인텔은 예상을 밑도는 분기 실적을 공개해 월가를 충격에 빠뜨렸다. 인텔은 올해 자본 지출 계획을 40억 달러 가량 축소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텔이 신규 공장 건설 계획을 포기하고 지금 하고 있는 사업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충고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인텔은 최신 칩 생산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파운드리 전략은 반드시 밀고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관련기사

인텔과 함께 메모리 칩 전문업체 마이크론도 미국 내 생산 시설 확충 계획을 갖고 있다. 마이크론은 새로운 공장 건설 준비를 끝내고 ‘반도체 칩과 과학법’이 발효되기를 기다려 왔다.

미국 시장 공략을 노리는 TSMC 역시 ‘반도체 칩과 과학법’의 각종 지원 혜택을 받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