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5G 중간요금제 엇갈린 반응…"부족하다" vs "지켜봐야"

정치권·소비자단체 "요금제 확대돼야" vs 업계 "가격 경쟁 있을 것"

방송/통신입력 :2022/08/01 15:13    수정: 2022/08/01 15:40

SK텔레콤이 오는 5일 출시할 새로운 요금제 5종에 대해 업계와 정치권, 소비자단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소비자 선택권이 더 넓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 통신 3사 모두 요금제를 출시하면 경쟁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일반 요금제 3종과 온라인 요금제 2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일반 요금제는 ▲월 5만9천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베이직플러스' ▲월 9만9천원에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5GX 프라임플러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통신 3사의 5G 요금제는 데이터 10~12GB를 제공하는 요금제와 100GB 이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로 양극화돼 있었다. 때문에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5G 이용자의 월 평균 데이터 이용량에 맞춘 새로운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SK텔레콤 요금제 중 베이직플러스는 통신 3사 중 처음으로 12GB와 100GB 사이 데이터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데이터를 23GB 정도 이용하던 소비자는 지금까지 데이터 110GB를 제공하는 6만9천원짜리 '5GX 레귤러' 상품에 가입해야 했다. 신규 요금제 출시로 해당 소비자들은 통신비를 약 1만원 가량 아낄 수 있게 됐다. 

■ 5G 월 평균 데이터 이용량, 27GB vs 23GB 

다만 정치권과 소비자단체, 업계는 SK텔레콤의 중간요금제 출시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5G 데이터 이용량 중간값이 어느 정도인지 바라보는 시각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1분기 말 기준 5G 가입자의 월 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약 26.7GB로 집계됐다. 하지만 데이터 이용량이 상위 10% 수준인 이용자가 5G 데이터 트래픽의 43.6%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평균값은 더 낮아질 거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정치권은 데이터 평균 이용량을 27GB 정도로, 업계는 23GB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5G 가입자의 평균 사용량은 월 27GB 정도"라며 "통신 3사가 소비자를 생각하는 정책을 한다면 월 사용량을 30GB 정도로 하는 게 맞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출시한 요금제로 대부분의 소비자를 커버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5G 데이터 사용량은 월별로 다르지만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헤비유저들은 제외하고 대부분 18~23GB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 "요금제 세분화돼야" vs "중간요금제 출시 고무적"

정치권과 소비자단체는 중간요금제 출시가 가시화됐지만 여전히 소비자의 선택 폭은 적다고 비판한다. 윤 의원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SK텔레콤이 신고한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24GB라는 점을 지적하며 "평균 27GB 정도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기존 고가 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SK텔레콤이 24GB를 기준으로 요금제를 책정했다고 해 평균에 못 미친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기술적으로 30GB, 40GB, 50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만드는 게 불가능한 것이냐"고 물었다.

소비자단체도 더 다양한 요금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현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사회경제1팀장은 "여전히 25GB에서 100GB 사이에서 평균 데이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다"며 "50GB, 60GB, 70GB 등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데이터 제공량 25GB에서 100GB 사이의 요금제가 전무한 상황인데,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것은 50GB에서 100GB 사이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KT와 LG유플러스가 그 사이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해 가격경쟁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중간요금제 출시가 초기 단계인 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중간요금제 출시를 시작으로 다른 통신사들도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더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자연스럽게 시장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통신 3사가 중간요금제를 추가로 출시할 수 있도록 논의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실장은 지난달 29일 진행된 브리핑에서 "24GB가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추가로 50~100GB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