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36.9%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 KT서브마린을 LS전선에 매각하는 방향을 논의 중이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는 LS전선과 KT서브마린 매각을 두고 오랜 기간 논의를 진행해 왔으며, 최근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은 현재 인수가를 조율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계약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KT서브마린은 지난 1995년 KT와 한진해운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해저 광케이블 전문 기업이다. 해저케이블 설치와 유지·보수, 해양구조물 설치 등을 주 사업으로 한다. 앞서 한진해운은 KT서브마린 지분 30.2%를 보유해 2대 주주였으나 2014년 경영난으로 전량 매각했다.
현재 지분구조는 KT가 36.9%로 최대주주이고 KT서브마린이 자기주식 6.2%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율 5% 미만 소액주주가 56.9%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꾸준히 KT서브마린 매각설이 흘러나왔다. 구현모 KT 대표는 2020년 취임 후 기존 통신 중심의 '텔코(Telco)' 회사에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코'로 체질 전환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 내 비주류 계열사를 정리하고 사업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지난해 1월에는 무선통신 계열사였던 KT파워텔을 매각하기도 했다. 산업용 무전기가 핵심 사업이었던 KT파워텔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며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KT는 그동안 꾸준히 IB업계에 KT서브마린 매각 의사를 밝혀왔다. 해저통신케이블 사업을 제외하면 KT그룹 내에서는 비주류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매년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요 이유 중 하나다. KT는 앞서 2012년에도 현대중공업에 KT서브마린을 매각하려 했으나 거래가 무산됐다.
KT서브마린의 12월 결산액을 국제회계기준(IFRS) 별도기준으로 살펴보면 매출액은 ▲2019년 551억7천만원 ▲2020년 522억3천만원 ▲2021년 298억8천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19년 9억9천만원 ▲2020년 -41억4천만원 ▲2021년 -51억3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LS전선이 KT서브마린을 인수하면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크다는 점도 주목한다. LS그룹은 최근 섬이 많은 인도네시아에서 가능성을 보고, 인도네시아 현지에 종합전선회사를 만들어 인도네시아 해저케이블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해저케이블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KT서브마린은 해저케이블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2018년 '인도네시아 글로벌 게이트웨이(IGG)' 프로제그에서 49억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설치공사를 수주한 바 있어 LS전선의 인도네시아 진출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점쳐진다. KT서브마린은 지난달에는 580억원 규모의 전남해상풍력 1단지 해저케이블 EPCi 건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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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업계 관계자는 "LS전선이 KT서브마린을 인수하면 KT 입장에서는 디지코 중심의 계열사 재편, LS전선 입장에서는 해저케이블 역량 강화라는 시너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T서브마린 주가는 지난 29일 전일 대비 170원 오른 6천500원에 마감됐다.